전날 취임사 3303자 중 ‘통합’ 0회
‘공정과 상식’ 중 공정만 3회 언급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첫 출근 소감’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대뜸 전날 취임사에서 ‘통합’이 빠진 이유를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사저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서 용산 대통령 집무실까지 약 13분 걸려 출근했다. 전날 대통령 취임식 직후 곧바로 용산 집무실을 찾아 업무에 들어갔지만, 사저에서 곧바로 출근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처음 출근한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웃으면서 “어제 첫 출근하기는 했다”고 답한 뒤 “제가 어제 취임사에 통합 이야기가 빠졌다고 지적하는 분들이 있는데 (통합은) 너무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이어 “통합은 우리 정치 과정 자체가 국민 통합의 과정”이라며 “나는 통합을 어떤 가치를 지향하면서 할 것이냐를 얘기한 것이다. 그렇게 이해 해달라”고 덧붙였다.
‘출퇴근하는 대통령이 된 소감’을 묻자 윤 대통령은 “글쎄 뭐 특별한 소감 없습니다. 일해야죠”라고 답했다. ‘오는 12일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장관을 임명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대해서 윤 대통령은 “글쎄 그건 제가 출근해서 챙겨봐야 한다. 많이 도와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취임사에서 자유의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국내외 당면 위기와 난제를 해결하는 열쇠라고 역설했다. 3303자짜리 취임사는 낭독하는데 약 16분 걸렸고 ‘자유’를 35차례나 언급했다. 다음으로 많이 언급한 ‘시민’은 15회, ‘세계’와 ‘평화’는 각각 13회, 12회였다. ‘국제사회’를 6차례, ‘성장’과 ‘과학’을 각 5차례, ‘기술’과 ‘혁신’, ‘역할’ 등은 각 4차례 언급했다.
반면 통합이나 소통은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이 대선 승리 직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당선에 대해 “국민을 편 가르지 말고 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간절한 호소”라며 국민 통합에 방점을 찍은 것과 온도 차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평소 공정과 상식을 시대 정신으로 제시해온 윤 대통령이지만, 취임식에서는 ‘공정’만 3회 언급했을 뿐 ‘상식’은 언급하지 않았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