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만 분양하고 토지는 임대
마곡·위례 등에 남은 택지 있어”

“서울 강남의 25평 아파트 분양원가는 1억5000만원입니다. 얼마든지 5억원 정도에 분양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김헌동(사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은 24일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서울에 3억∼5억원대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헌동 SH 사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이날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가진 기자설명회에서 “SH가 강동·송파·항동·세곡에 공급한 아파트 평균 건축비가 평당 600만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은 인사청문회 때부터 ‘반값 아파트’ 공급 의지를 밝혀왔다. 건물만 분양하고, 매월 토지 임대료를 받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크게 낮춰 강남권 5억원, 비강남권 3억원대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김 사장은 ‘서울형 건축비’를 도입해 고품질 아파트인 가칭 ‘백년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는 SH가 지방공기업이라 정부가 정한 ‘기본형 건축비’를 적용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이익을 내려면 재료의 질 등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형 건축비는 (25평 기준) 2억∼2억5000만원으로 올리고, SH가 지은 아파트 중 가장 잘 지어진 것을 기초로 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50년이 지나도 재건축이 필요없을 만큼 10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임대 기간도 유럽이나 미국처럼 100년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SH는 서울형 건축비 도입을 위해 시와 협의해 정부에 법령 및 제도 개선을 건의할 계획이다.
반값 아파트 공급을 위한 토지가 충분치 않다는 지적에 대해 김 사장은 “마곡, 위례 등 그간 SH가 택지를 개발한 곳에 아직 조금 택지가 남아 있고, 국공유지를 복합 개발하는 곳도 많다”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토지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SH가 확대를 예고한 후분양제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아파트는 다 지어놓고 파는 게 시장 원리에 맞다”며 “90% 이상 지은 상태에서 분양한다면 광주 아이파크와 같은 부실시공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H는 이날 세곡2지구 4개 단지의 분양원가를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고덕강일, 지난달 오금·항동에 이어 세 번째 분양원가 공개다. 이들 단지는 SH가 자체 시행해 2013∼2014년 분양한 곳으로 3.3㎡당 분양원가는 1039만∼1275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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