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땅 측량 입회 의혹을 둘러싸고 여야의 공방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측은 “생태탕집 주인의 거짓증언이 드러났다”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오 후보가 생태탕집 안 갔다고 허위사실 공표하는 것”이라며 “진실 말하는 ‘생태탕집 가족’에 해코지·협박 쏟아진다. 그 가족 같은 분들이 민주주의 지켰다”고 맞섰다.
포문은 국민의힘이 열었다.
국민의힘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내곡동 처가 땅 측량 현장에 갔다는 생태탕집 주인 황모씨의 증언이 거짓으로 드러났다면서 역공을 폈다.
국민의힘은 황씨가 최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2005년 측량 당시 오 후보를 목격했다”면서 자세한 인상착의까지 설명했지만 이보다 앞선 지난달 29일 한 언론 인터뷰에선 오 후보의 방문 여부가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한 점을 지적했다.
황씨는 TBS에 출연했을 당시 “(당일 오 후보가) 오셨었다. 기억한다”며 “점심시간이 넘었으니 오후 1시30분에서 2시 사이였다”고 구체적인 시간을 언급했다.
황씨와 함께 출연한 아들 A씨는 오 후보의 차림새를 상세하게 기억한다고 했다. 그는 “김 선생(경작인)이 와서 오세훈 의원과 같이 왔으니까 잘 좀 부탁한다고 했다”며 “반듯하게 하얀 면바지에 신발은 캐주얼 로퍼. 페라가모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오 후보 선대위의 이준석 뉴미디어본부장은 5일 소셜미디어(SNS)에 “생태탕 주인 한번 (방송에) 나갔으면 공평하게 정부 비판하는 이준석 라디오 연설도 틀어달라. 아니면 생태탕 주인의 3월29일 발언도 동등한 분량으로 틀어주시든가”라고 적었다.
조수진 선대위 대변인은 “민주당과 박영선 후보, 김어준의 ‘정치공작소’가 ‘생떼탕’을 끓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황씨의 기억이 확실하다면) 16년 전 내곡동 생태탕, 지리였나 매운탕이었나”라고 되물었다.
이같은 공세에 민주당 측은 즉각 반박하며 오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등으로 고발장 접수하겠다고 받아쳤다.
박광온 민주당 사무총장과 김회재 민주당 법률위원장,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서 기자회견에서 “오세훈 후보가 구체적 증언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있어 당선 목적의 허위사실 공표죄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 후보가 ‘공직선거법 250조 1항’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는 입장이다.
김 법률위원장은 “오 후보가 내곡동 땅 측량 시 입회 의혹에 대해서 전면 부인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장인과 큰 처남만 현장에 갔다고 거짓 증언을 해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한다”며 “측량 끝난 다음 생태탕집에 가서 식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주인 아들이 구체적 진술함에도 자신은 간 적 없다고 거짓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에 당선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한 오세훈 후보를 상대로 추가로 고발장을 접수한다”며 “연이은 거짓말로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은폐하기 위해 처남까지 동원하며 사실을 호도하는 것은 단순 허위사실 공표를 넘어 증거를 위조하는 것으로 그 죄질이 극히 무겁다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세훈 후보는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이 사실이라면 정계에서 은퇴 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일말의 양심 남아있다면 지금 당장 서울시장 후보에서 물러나 정계은퇴 선언을 하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또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측량 입회 의혹 증언자들과 관련해 “진실을 말하고 있는 내곡동 경작인과 음식점 사장에게 오 후보 지지자들의 해코지 협박이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방열 박 후보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생태탕집 가족 같은 분들이 한국 민주주의를 지켜왔다”며 “우리는 두려움을 이겨낸 장삼이사 시민의 용기가 한국 민주주의를 지켜왔음을 잘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오 후보 측은 생태탕집 가족의 생생한 증언은 물론이고 공기업 직원인 국토정보공사 측량팀장과 다른 경작자들의 목격담까지도 깡그리 무시한다”며 “모든 사람을 잠깐은 속일 수 있고, 일부 사람을 언제나 속일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을 언제나 속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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