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찍게 한 뒤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25)이 ‘휠라’ 로고가 박힌 티셔츠를 입고 카메라 앞에 서면서 화제를 모았다. 조씨는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마스크를 벗고 목 보호대를 찬 조씨는 보라색 맨투맨 상의를 입었는데 휠라 로고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

휠라코리아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분위기다. 휠라코리아는 언론사에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n번방 사건 주범 조주빈이 휠라 제품을 착용한 후 포토라인에 섰다”며 “주고객층인 10대와 소통하는 휠라는 이번 일로 더욱 깊은 유감과 함께 당혹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휠라 로고를 모자이크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블레임룩(Blame Look)’이란 흉악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 착용해 화제를 모은 의류 브랜드 등을 일컫는다. ‘비난하다’라는 뜻의 블레임(Blame)과 패션 스타일을 의미하는 룩(Look)을 합친 말이다. 2016년 10월 국정농단 혐의로 검찰에 출석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신었던 프라다 신발이 화제를 모았고, 1999년 탈옥수 신창원이 검거될 당시 입었던 ‘미소니’ 모조 티셔츠는 크게 유행한 바 있다.
블레임 룩 현상으로 업체 매출이 올라가기도 하지만, 결국 브랜드 이미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 아니다. 그간 김유정, 방탄소년단 등을 모델로 기용해 젊은 층을 겨냥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온 휠라로서는 이번 일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날 종가 기준 휠라홀딩스 주가는 30% 가까이 급등해 눈길을 끌었다. 휠라홀딩스 주식은 전일 대비 6200원(29.74%) 오른 2만7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3일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NH투자증권과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한 이후 휠라홀딩스 주가는 지난 24일부터 상승세였지만, 미국사업 부진에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며 2만원 초반대를 기록하다 이날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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