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 법무부 장관은 26일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에 처음 출석해 야당 의원들에게 집중 질문공세를 받으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본회의장에 들어선 조 장관은 이날 자신을 비판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자리 모니터 바깥쪽에 붙여진 피켓과 마주했다. 한국당 의원들 자리에는 ‘조국 사퇴’ ‘특혜 특권 위선 불법 국민 분노 조국’이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있었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호명으로 조 장관이 연단에 서자 한국당 의원들은 의자를 뒤로 돌려 방청석을 향해 앉았다. 그러면서 “무효야” “나오지마” “범법자야” 등의 야유를 보냈다. 조 장관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국민들의 열망인 법무부 혁신과 검찰 개혁의 무거운 소임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권력기관 개혁 관련 입법에 관해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현명한 판단을 해 주시길 믿는다. 국회 결정에 따르고 행정부가 해야 할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첫 질문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이 조 장관에게 질의를 시작하자 한국당에서는 나경원 원내대표 등 20여명의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본회의장 밖으로 나갔다. 조 장관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항의표시를 한 것이다.
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조 장관에게 “법무부를 대표해서 나와주시기 바란다”고 말하며 불러냈다. 이후엔 조 장관을 ‘본인’이라고 지칭했다. 권 의원은 조 장관에게 태광그룹과의 연관성을 집중 추궁하는 과정에서 “묻는 말에나 답하세요 조국 장관. 조 장관은 2011년 7월 19일 날 태광그룹의 수백억대 비자금 혐의가 한창 수사 중일 때 재단의 장학 행사에 참석한 적 있지 않나”라고 말하며 실수로 조 장관을 장관이라고 처음 불렀다. 그러자 한국당 의원석에서는 되레 “에이” 하고 아쉬움을 나타냈고 민주당 의원석에선 웃음을 터뜨렸다. 조 장관은 이날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의 선처를 법원에 요구하며 쓴 탄원서가 공개되자 당혹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도 “조 장관과 장관의 배우자가 보여준 삶의 궤적은 우리 사회, 개천에서 용 날 수 있는 서민의 사다리를 걷어찬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자 조 장관은 “성찰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지난 23일 검찰의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 팀장과 조 장관이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자 조 장관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수사 지휘는 없었다“며 잠시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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