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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핵단추 내 책상 위에 항상 있다”는 김정은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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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1-01 23:08:18 수정 : 2018-01-01 2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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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참가·남북 대화 공개 제안 / ‘핵 개발 시간 벌기’ 노림수 의심 / 한·미동맹 강화 어느 때보다 중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어제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해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정으로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원한다면 남조선의 집권여당은 물론 야당들, 각계각층 단체들과 개별적 인사들을 포함하여 그 누구에게도 대화와 접촉, 내왕의 길을 열어놓을 것”이라고도 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대화와 교류를 재개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우리로선 환영할 일이다. 북한 도발 우려로 인한 각국 선수단 안전문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사실만으로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남북대화 제의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김정은 신년사에는 평화적 신호보다는 평화를 위협하는 섬뜩한 발언들이 더 많다.

김 위원장은 “남조선 당국은 온 겨레의 통일 지향에 역행해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추종함으로써 정세를 험악한 지경에 몰아넣고 북남 사이의 불신과 대결을 더욱 격화시켰다”면서 “이러한 비정상적인 상태를 끝장내지 않고서는 나라의 통일은 고사하고 외세가 강요하는 핵 전쟁의 참화를 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마치 핵을 손아귀에 쥐고 남쪽을 협박하는 듯한 고압적 태도를 느끼게 한다. “외세와의 모든 핵전쟁 연습을 그만둬야 하고 미국의 핵장비들과 침략무력을 끌어들이는 일체의 행위들을 걷어치워야 한다”는 대목에는 북의 음흉한 대남전략이 숨어 있다. 한마디로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중단하라는 뜻이다. 주한미군 철수와 대남 적화를 위한 사전 조치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김 위원장이 한·미동맹의 균열을 시도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는 미국을 겨냥해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다.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고 위협했다. ‘통미봉남’에서 ‘통남봉미’로 전술을 바꾼 모양새다. 국제사회 대북제재로 인한 난국을 남북대화로 타개하면서 북·미 대화의 기회를 엿보겠다는 술수다.

하지만 북한이 핵 포기 의사를 밝히지 않고는 어떤 대화도 성과를 거둘 수 없다. 준비 없이 대화에 나섰다간 한·미 간 대북 공조에 균열을 초래하고 국제사회 대북제재를 흔들 수 있다. 김 위원장의 노림수에 잘못 대응했다간 북한에 핵·미사일 개발을 완성할 시간만 벌어주는 꼴이 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대남 평화공세를 펴는 시점에 유념해야 한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올해가 북핵문제와 관련해 가장 위험한 해가 될 것으로 진단한다. 북한 핵·미사일 개발이 완성단계에 이르고 국제사회 대북제재가 실질적 효과를 내면서 어느 시점에선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마이클 멀린 전 미국 합참의장은 그제 “북한 및 그 지역에서의 핵전쟁에 그 어느 때보다 가까이 있다”고 했다. 북한 도발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되는 이유다.

청와대는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평창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를 밝히고 이를 위한 남북 당국간 만남을 제의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한반도와 동북아, 더 나아가 세계평화와 화합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이 던진 공을 너무 성급하게 받아선 안 된다. 북의 의도를 면밀히 파악한 뒤 한반도 안보 정세를 감안해 대화의 조건과 속도 등을 정하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 한·미 간 대북정책 조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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