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지난 1989년 강수연이 '아제아제 바라아제'로 여우주연상, 1993년 이덕화가 '살어리랏다'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후 이번이 14년만의 주연상 수상이다.
2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시내 '로시야'(러시아) 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보통사람'을 만든 김봉한 감독이 손현주를 대신해 상을 탔다.
남우주연상은 여우주연상·감독상·심사위원상·최고작품상과 더불어 영화제 주요 5대 상 가운데 하나다.
지난 3월 개봉한 보통사람은 전두환 정권의 군사독재가 절정에 달한 1980년대 후반 상황을 배경으로 한 영화로 보통 삶을 살아가던 강력계 형사가 정보기관(안기부)이 주목하는 연쇄살인 사건에 휘말리면서 자신의 삶과 가족을 송두리째 잃게 되는 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손현주는 베트남전 참전군인 출신의 강력계 형사로 열심히 범인 잡아 국가에 충성하고, 벙어리 아내와 다리장애가 있는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2층 양옥집에서 번듯하게 살아보는 것이 소원인 평범한 가장 '성진'을 실감나고 무게있게 연기했다.
칸, 베를린, 베니스와 더불어 세계 4대 국제영화제로 꼽히는 모스크바 영화제는 옛 소련 시절인 1935년 처음 개최됐으나 제2차 세계대전으로 열리지 못하다가 1959년부터 재개된 동유럽 최대 영화제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