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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탄 여궁사의 ‘아름다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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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8-10 20:49:27 수정 : 2016-08-11 00: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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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유일 양궁 출전 네마티
예선 49위… 관중 관심 한몸에
교통사고로 태권도서 전향
올림픽 첫 경기에서 패하고도 관중과 취재진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선수가 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 궁사 자하라 네마티(31·이란)다.

2012 런던 장애인올림픽의 양궁 여자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네마티는 10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양궁 여자 개인 64강전에서 휠체어를 탄 채 사대에 올랐다. 양궁 경기 규칙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이 없어 장애인도 올림픽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이란에서 유일하게 리우 올림픽 양궁 출전권을 따낸 네마티는 첫 경기에서 러시아의 인나 스테파노바(26)를 만났다. 스테파노바와 나란히 선 네마티는 첫 화살을 과녁 정중앙에 꽂았다. 순간 장내 아나운서는 큰 소리로 “텐(10점)”을 외쳤고 경기장 곳곳에서 환호성과 박수 소리가 터져나왔다. 네마티는 마지막 한 발을 3점에 맞혀 1세트를 21-28로 내줬으나 관중들은 네마티에게 더욱 큰 응원을 보냈다.

10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양궁 여자 개인 64강전에서 휠체어를 탄 이란의 자하라 네마티가 활시위를 힘껏 당기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AFP연합뉴스
성원에 힘입은 덕분인지 네마티는 2세트에서 10점 2발을 쏘며 28-27로 승리를 따냈다. 그러나 3, 4세트를 26-28, 26-27로 연달아 아깝게 놓치면서 세트점수 2-6으로 패배, 간절했던 1승을 거두는 데 실패했다. 이란은 지금까지 4명의 선수가 올림픽 양궁 본선 무대를 밟았지만 아직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다.

네마티의 최종 성적은 64명 가운데 49위. 하지만, 이날 경기가 끝난 후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선수는 ‘패자’ 네마티였다. 몰려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던 중 네마티는 감격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네마티가 취재구역을 빠져나온 뒤에도 사진을 찍으려 시도하거나 사인을 요청하는 팬들이 줄을 이었다. 네마티는 연신 눈물을 닦으면서도 주변의 축하에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태권도 선수였던 네마티는 2003년 교통 사고로 척추를 다쳐 하반신이 마비되자 종목을 바꿔 활시위를 잡았다. 그는 이번 올림픽 개막식에서 조국 이란의 깃발을 들고 입장하기도 했다. 네마티는 리우 올림픽이 끝난 뒤 열리는 장애인올림픽에서 런던 대회에 이은 양궁 여자 개인전 2연패에 도전한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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