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 지중해 연안 국가와 라틴 문화권 나라에서 ‘시에스타(siesta·낮잠)’ 풍습이 만연한 가운데 스페인의 한 마을이 주민들의 낮잠을 권하는 법안을 처음 제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더 로컬 스페인판 등 외신들에 따르면 발렌시아 지방에 있는 마을 아도르가 주민들의 낮잠을 권하는 법안을 최근 공식 승인했다.
아도르 관청이 승인한 법안은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 동안 주민들이 낮잠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이 시간에는 상점과 술집, 수영장 등 편의시설이 영업을 일시 중단한다.
관청은 점심시간 후, 간단한 휴식이 주민들의 작업능률을 올릴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무더운 여름 날씨도 관계자들 생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농장에서 일하는 주민들이 포함된 것도 한몫했다.
낮잠시간에는 아이들도 바깥에 돌아다닐 수 없다. 주민들의 휴식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을 관계자는 “아이들은 실내에 머물러야 한다”며 “고요함을 깰 수 있는 각종 공놀이 등을 금지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낮잠’을 자지 않는다고 처벌하는 것은 아니다. 주민들의 휴식 보장으로 조금 더 나은 마을을 만들려는 관계자들의 마음이 반영된 법안일 뿐이다.
한편 지난달 국내의 한 취업포털이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근무 중인 회사에서 낮잠제도를 도입하면 찬성하겠느냐’는 질문에 국내 직장인 10명 중 9명이 “찬성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더 로컬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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