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면 프리메라리가 정상 등극 9개월간의 대장정을 벌인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우승컵의 주인공은 시즌 최종전 승부로 가려지게 됐다. 올시즌 무관의 위기에 놓인 ‘명가’ FC 바르셀로나가 19일(한국시간) 홈에서 열릴 리그 최종전에서 웃게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 마드리드)는 12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비센테 칼데론 경기장에서 열린 중위권 팀인 말라가와의 홈경기에서 1-1로 비겨 28승5무4패(승점 89)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이날 엘체와 비긴 2위 바르셀로나(승점 86)의 추격권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두 팀은 최종전인 38라운드에서 격돌할 예정이어서 만약 바르셀로나가 이길 경우 승점이 같아지면서 상대 전적(1승1무)에서 앞서 역전 우승을 달성한다.
반면 AT 마드리드는 비기기만 해도 정상에 오르는 유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 AT 마드리드가 2003∼04시즌 발렌시아 우승 이후 10시즌 만에 레알 마드리드·바르셀로나의 양강 체제를 깰지 관심거리다. 하지만 27골을 터뜨려 팀 득점(76골)의 3분의 1 이상을 책임진 주포 디에구 코스타가 오른쪽 다리를 다쳐 출전할 수 없는 등 상황이 녹록지 않다. 유럽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도 올라 있는 AT 마드리드는 이날 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다면 25일 레알 마드리드와의 결승을 앞두고 2주가량 넉넉히 준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비기는 바람에 바르셀로나와 최후의 일전을 먼저 치르게 됐다.
AT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 선두권을 형성하며 우승 경쟁을 벌였던 레알 마드리드(승점 84)는 이날 셀타 비고에 0-2로 패하면서 우승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 레알 마드리드는 유럽 챔피언 자리를 놓고 AT 마드리드와의 마지막 진검 승부에 대비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주력 공격수들을 출장시키지 않았다.
한편 치열한 우승 경쟁이 펼쳐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선 ‘갑부구단’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2-0으로 꺾고 리버풀의 끈질긴 추격을 따돌리며 2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맨시티는 비겨도 우승을 차지하는 이날 경기에서 파상적인 공세를 퍼부으며 사미르 나스리와 벵상 콤파니의 연속 골에 힘입어 낙승을 거뒀다. 마지막까지 맨시티답게 잠그지 않고 ‘우승하는 법’을 몸소 증명했다. 아게로, 에딘 제코, 야야 투레, 다비드 실바 등 호화멤버를 갖춘 맨시티는 시즌 38경기에서 무려 102골을 터뜨리는 가공할 공격력을 과시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겨우 강등권을 면했던 맨시티는 2008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족인 셰이크 만수르에게 인수된 뒤 무려 1조7200억원의 투자를 거듭하며 정상급 팀으로 탈바꿈했다. 맨시티의 지역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7위에 그쳐 5∼6위까지 주어지는 유로파리그 진출권마저 놓치며 자존심을 구긴 것과는 대조적이다.
맨시티가 지기만을 바라며 기적 같은 역전 우승에 희망을 걸었던 리버풀은 이날 뉴캐슬에 2-1로 역전승을 거뒀지만 맨시티가 승리하면서 24년 만의 우승 기회를 문턱에서 놓치고 말았다.
박병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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