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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 박성훈, 스타 이전에 배우를 꿈꾸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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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12-28 12:34:37 수정 : 2014-01-14 11: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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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키 크고 잘 생긴 배우는 넘쳐난다. 하지만 더 이상 외모가 배우로서의 성공을 결정짓는 시대는 아니다. 한 사람이 대중의 사랑을 받는 진정한 배우가 되고, 10~20년 넘게 롱런하기 위해서는 외모를 넘어선 남다른 끼와 매력을 갖춰야 한다.

배우 박성훈(28)이 주목받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학창시절 특목고인 과천외고에 입학했지만 공부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진로에 대한 고민 끝에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안고 동아방송예술대학 영화연기과에 입학했다. 당시만 해도 연기가 뭔지도 몰랐다는 그가 진짜 배우가 되기로 마음먹은 건 다름 아닌, 무대의 맛을 알면서부터.

대학 때 며칠 밤을 꼬박 새가며 열심히 준비한 공연을 처음 무대에 올렸던 그날.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과 함께 내쉬고 들이마셨던 공기의 촉감을 그는 아직 생생히 기억한다.

“무대 위에서 혼신을 다해 연기를 마치고 객석에서 박수소리가 들려왔을 때, 그 신비롭고 짜릿한 경험을 뭐라 설명해야 할까요? 아직도 그 생각을 하면 살갗에 소름이 다 돋는 것 같아요. 그 첫 경험은 아마 평생 못 잊을 거예요. 제가 배우 일을 하는 동안에는 절대 무대를 떠나지는 않을 겁니다. 배우로서 성공한 다음에는 연극 기획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누군가는 ‘마약’ 같다고 표현하는 무대의 짜릿한 맛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탓일까. 초고속 스타가 되겠다는 허망한 꿈을 일찌감치 접고 박성훈은 스스로 무대 체질임을 인정하며 다시 대학로를 찾았다.

◆ 드라마 촬영은 ‘신세계’

지난 10월 종영한 MBC 아침드라마 ‘잘났어 정말’에서 박성훈은 주인공 선남(심형탁 분)의 친구인 유덕화 역을 맡아 정식으로 안방극장 신고식을 치렀다. 그동안 MBC ‘해를 품은 달’이나 KBS 2TV ‘빅’, 영화 ‘쌍화점’ 등에 얼굴을 비췄지만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았고, 주로 나이가 어린 10대 역할을 많이 했다.

“제 나이가 20대 후반인데, 이제 고교생 역할은 그만….(웃음) 그래도 어려 보인다는 얘기니까 싫은 것만은 아니에요. ‘잘났어 정말’은 드라마가 무대 연기와 정말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해줬어요. 처음에는 많이 헤맸죠. 그래도 심형탁 형을 비롯해 하희라 누나, 이형철 형 등 많은 선배님들이 세트 촬영과 야외 촬영도 제대로 구분짓지 못하던 저에게 많은 도움을 줬어요.”

군 제대 후, 박성훈은 좋아하는 연기를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궁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무리 연극과 무대를 사랑한다지만, 현실은 늘 배고팠다.

“아르바이트와 연극을 병행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몸도 마음도 지쳐가더라고요. 그때 저희 대학 은사님이신 조영진·송옥숙 교수님이 많은 격려와 힘이 돼주셨어요. 조영진 교수님은 제게 배우로서 연기를 대하는 자세와 삶의 자세를 함께 가르쳐주셨고, 송옥숙 교수님은 지금도 “박성훈이 내 제자야”라며 주변에 말하고 다닐 정도로 저를 많이 아껴주세요.“

배우 박성훈은 스스로 “운이 좋았고 인복이 타고났다”고 평했다. 그를 도와준 주변 사람들 덕분에 지금의 그가 존재할 수 있었다. 그가 몸담고 있는 소속사도 그랬다. 대부분의 소속사는 배우에게 '돈이 안되는' 연극은 못하게 말리는 경우가 많은데, 현 소속사 대표는 공연활동을 적극 지지하고 도와준다고. 그래서인지 ‘잘났어 정말’을 끝낸 박성훈은 곧바로 연극 ‘올모스트 메인’에 투입됐고, 현재 공연 중이다.

◆ 반전 매력을 가진 ‘진짜 남자’

그가 처음부터 연극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대학에서도 영화연기를 전공했을 만큼 영화를 좋아한다. 처음에는 연극판에서 배우로서의 기본자세와 능력을 가다듬은 후에, 영화계에 뛰어들겠다는 나름의 계획도 있었다. 송강호 김윤석 황정민 류승룡 등 대한민국에 내로라하는 배우 대부분이 대학로 출신이다.

“이순재, 박근형 선생님을 보면 그 에너지에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그 연세에도 젊은 배우들의 혈기로는 감히 꺾을 수 없는 카리스마가 있잖아요. TV 드라마 외에도 아직도 무대에서 왕성히 활동하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정말 열정이 대단하다고 느끼고, 저도 감히 그분들을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지난해 대학로에서 공연한 연극 ‘옥탑방 고양이’는 그에게 ‘팬’이라는 소중한 선물을 안겨줬고, 이후 제작자의 눈에 들어 올해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와 ‘모범생들’ 두 작품에 연달아 캐스팅되는 행운을 누렸다. 그리고 드라마 ‘잘났어 정말’에도 출연한 올해는 배우로서 ‘탄탄대로’를 걸은 셈이다. 아직 앞으로 해야 할 작품이 훨씬 더 많은 신예이기에, 올해보다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다.

“저를 처음 본 분들은 여려 보이는 외모 때문에 착하거나 약할 거라는 선입견을 가지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저는 중저음의 목소리에 성격도 터프하거든요. 배우는 이미지나 외모로 1차 평가를 받는 게 당연하지만, 저의 거칠고 남자다운 2차 반전 매력에 놀라는 분들도 많아요. 그런 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키고 싶어요. 외모는 부드러워 보이지만 반전 성격을 가진 캐릭터라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웃는 얼굴의 살인마 같은 캐릭터 어때요?(웃음) 2014년에는 무대, 영화, 드라마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필모그래피를 쌓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큰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배우로서 한 발짝 두 발짝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절대 후회 없는 한 해가 되겠죠?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박성훈 프로필-

출생: 1985. 2. 18.
신체: 183cm, 67kg
학력: 동아방송예술대학 영화연기
취미: 공연관람
특기: 봉술, 검술 등 액션연기
데뷔:  2008년 영화 '쌍화점'
주요활동: 2013년 드라마 MBC '잘났어 정말'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 '모범생들'
2012년 드라마 MBC '해를 품은 달'(2012) KBS '빅'(2012) 채널A '총각네 야채가게' 연극 '옥탑방 고양이'
2009년 영화 '전우치'  등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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