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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예술하는 습관’ 21일부터 무대 올라

입력 : 2011-06-21 00:54:09 수정 : 2011-06-21 00: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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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최선의 감정은 작품으로
실제 삶에 남는 것은 찌꺼기뿐”
“진짜 예술가들은 좋은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의 최선 감정들은 작품으로 가고, 실제 삶에 남는 것은 찌꺼기뿐이다.”

연극 ‘예술하는 습관’에 등장하는 영국 시인 위스턴 휴 오든이 말한 것처럼 예술가들은 작품으로 떠나보내 영혼의 정수가 빠진 어느 순간부터 내면적 고뇌를 안고 살아간다.

예술가들이 안고 있는 창작의 고통과 평판의 두려움, 성 정체성 고민 등을 풀어낸 연극 ‘예술하는 습관’이 21일부터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영국 극작가 앨런 베넷 원작으로, 2009년 11월 영국 무대에 올랐던 작품이다.

연극 ‘예술하는 습관’에서 피츠(오든) 역의 이호재(왼쪽)와 헨리(브리튼) 역할을 맡은 양재성.
‘예술하는 습관’은 극중극 형식을 띠고 있다. 극 중 배경은 영국의 국립극장 리허설룸. 배우와 무대감독 등이 개막을 앞둔 연극 ‘칼리반의 날’ 리허설을 위해 모였다. ‘칼리반의 날’은 한때 동성 연인으로 알려진 실존인물 시인 오든과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의 가상의 만남을 설정했다.

오든과 브리튼은 실존인물이기도 하지만, 특정 유형의 예술가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오든은 예술가로서 명성을 얻었지만, 그 명성이 오히려 본래의 자신을 속박하는 부담감에 고민하는 예술가의 모습이다. 브리튼은 빠르게 흐르는 세월만큼 급격하게 변해가는 예술 조류에 자신이 함께 섞이지 못하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예술가상이다. 극중극은 예술가의 내면에 잠재된 창작의식과 고뇌 등을 풀어낸다.

극중극에서 빠져나온 리허설 장면에서는 배우들과 연출진이 리허설 중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통해 무대 뒷얘기를 진솔하게 전한다. 박정희 연출은 “다양한 인물이 무대에 등장하는 캐릭터 연극에 가깝다”면서 “연극 연습실을 매개체로 우리 사회의 모습을 조망해 보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원숙한 연기를 자랑하는 이호재가 극중극에서 오든을 연기하는 피츠를, 양재성이 브리튼의 헨리 역할로 나온다. 양재성은 “원작자 특유의 위트가 곳곳에 숨어 있다”면서 “이번 무대에서는 ‘배우를 연기하는 배우’가 된 만큼 예술가들의 이면에 숨겨진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극중극의 리허설을 진행하는 무대감독 케이 역은 오지혜가, 전기작가 카펜터 역은 연출가이자 극작가, 연기자로 맹활약 중인 민복기가 맡았다. 21일 프리뷰(미리보기) 공연에 이어 22일부터 본공연에 들어간다. 7월10일까지 명동예술극장. 1644-2003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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