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최고령 선수인 창원 LG의 이창수(41.196㎝)의 말이다. 1969년에 태어난 이창수는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만 40세 선수로 활약하며 지난 시즌부터는 급기야 '골동품'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제는 '골동품'을 넘어 '문화재' 대접을 받아야 할 판이다. 야구와 축구, 농구, 배구 등 국내 4대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최고령 선수가 됐기 때문이다.
1969년 7월생인 이창수보다 유일하게 먼저 태어난 현역 프로선수였던 프로야구 양준혁(삼성)이 은퇴를 선언하면서 이번 야구 시즌이 끝나면 이창수는 4개 프로 종목을 통틀어 최고령이 된다.
양준혁은 1969년 5월에 태어났고 프로축구 최고령 선수는 경남FC의 골키퍼 김병지로 1970년 4월생이다.
20일 송파구 방이동 LG체육관에서 열린 고려대와 연습 경기에서 10분 남짓 출전하며 '조카뻘' 선수들과 함께 굵은 땀방울을 쏟아낸 이창수는 "힘이 안 든다면 거짓말 아니겠느냐"라면서도 "시즌을 치러내려면 훈련 없이는 안 된다. 다행히 지난 시즌에는 모비스에서 LG로 옮기느라 훈련도 부족했지만 올해는 일찍부터 준비를 시작해 몸이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잘 알려진 대로 간염 때문에 1996년부터 2년 정도 쉬는 어려움을 딛고 장수하는 이창수는 "그때 일로 오히려 더 몸 관리에 신경을 쓰게 된 것 같다. 코를 여러 번 다쳐 네 번이나 수술한 것 외에는 다른 부상 때문에 못 뛴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대학 때 몸무게 92㎏과 비교해서는 다소 불었지만 간염으로 고생했던 1996년 이후 15년 가까이 102㎏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올해 신인과 나이 차이는 무려 18살이나 난다. 안양 KT&G 이상범 감독과 동기인 이창수는 "경희대 나온 후배들이 나보다 1년 후배인 경희대 김현국 코치에게는 '선생님'이라고 부르면서 나한테는 '형'이라고 하더라"며 "다 지금까지 뛰는 내 잘못이려니 생각한다"고 웃었다.
'장수 비결'을 묻자 "특별히 먹는 것은 없다. 그냥 훈련하고 잘 쉬는 것이 방법"이라며 "아내도 그렇고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도 집에 가면 아빠 쉬라며 배려를 해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2008-2009시즌 모비스에서 27경기에 나와 평균 6분32초를 뛰어 1.2점, 0.6리바운드를 기록했던 이창수는 지난 시즌 LG로 옮겨 36경기에서 평균 10분35초를 뛰며 2점, 1.6리바운드로 더 나아진 성적을 냈다.
게다가 올해는 몸이 더 좋아졌다니 언제까지 선수로 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창수는 "삼성에서 한 번, 모비스에서 한 번 등 가는 팀마다 우승했기 때문에 LG에서도 우승하고 은퇴했으면 좋겠다. 은퇴 시기를 놓친 지 오래됐는데 더 이상은 놓치기 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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