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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케키 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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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8-19 09:21:15 수정 : 2009-08-19 09: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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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아이스 케키 사먹은 일 기억나나요? 조그만 막대기에 얼음을 얼려서 달짝지근한 맛을 내고 입안이 얼얼하게 시원한 달고 단 아이스 케키요. 사이다 병 하나 주면 케키 하나이고  신문지 헌 고무신 이런저런 잡동사니 고물을 갖다 주면 어깨에 멘 아이스 케키 통에서 하얀 얼음과자를 꺼내면 김이 무럭무럭 나는 시원한 아이스 케키가 입안에서 살살 녹습니다.

엿장수처럼 가위를 흔들진 않지만 아주 큰 목소리로 시골 마당을 누비며 '아이스 케키~~~~아이스 케키 사려'하면 동네 아이들 사이다, 콜라병이나 고물들을 하나씩 들고 우르르 몰려나옵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한여름에 얼음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했지요. 더우면 나무 그늘 아래 매미 소리 들으면서 돗자리 깔고 낮잠도 자고 들로 산으로 매미채 가지고 곤충 채집 하러 다니던 여름날 아이스 케키 장수의 그 아이스 케~~키 사려 하는 목소리는 어린아이들의 관심을 온통 쏠리게 하기에 충분 했지요

며칠 전 산책을 하러 나갔다가 어린 시절 아이스 케키의 추억을 끄집어 낼만한 일을 보았습니다. 뉴욕 후러싱 한인 타운 동네 공원을 걷고 있는데 아이스크림 파는 자동차가 오더군요. 어린이들이 좋아 하는 동요를 스피커에 크게 틀어 놓고 하얀 아이스크림 자동차가 옵니다. 버지니아에서 우리 아이들 자랄 때도 보긴 했지만  여기도 저런 자동차가 오는구나 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1950 년대의 아이스 케키 사려와는 사뭇 다르지만  그래도 어린 아이들이 엄마 손을 잡고 아이스크림 자동차 앞에 가서 줄을 서는 것을 보니 저 어린이는 자라서 저 하얀 차를 추억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어린 시절엔 이런저런 종류는 없고 하얀색 아니면 핑크색 정도의 막대기 젓가락에 얼음 씌운 것이었지만 요즘 파는 아이스크림은 우리와는 비교가 안 될만큼 종류가 여러 가지죠. 바닐라 맛, 딸기맛, 레몬맛, 모카맛, 초콜릿맛 이런저런 셀 수 없이 많은 여러 종류의 21세기 아이스크림들이 아이들의 혀를 녹이지요. 우리가 먹던 아이스크림이야 잘못 먹으면 배탈이 나고 조금 아프면 그만이지만 요즘 아이스크림은 많이 먹으면 비만 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요.

저는 여간 해서 요즘은 아이스크림을 안 먹습니다. 혹시 우리가 먹던 그 옛날 아이스 케키와 똑같은 것을 판다면 한번 먹어보고 싶긴 합니다.


유노숙 뉴욕 통신원 yns50@segye.com  블로그 http://yns50.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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