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열린우리당 당의장, 열린정책연구원장 등 그의 정치 이력은 언뜻 화려해 보이지만, ‘구원투수’라는 별명이 말해 주듯 실상을 따져보면 세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보단 어려운 상황을 수습하는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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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게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7년 대선 패배로 궁지에 몰렸을 때 98명의 재야인사를 이끌고 당시 평화민주당에 들어가 힘을 보탰고, 가깝게는 지난해 1월 4대 개혁입법 처리 무산으로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총사퇴한 상황에서 당 의장을 맡아 안정적으로 당을 수습했다. DJ 집권 후 옷 로비 사건이 절정이었을 때인 1999년엔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맡았다. 이어 김대중 정부 말기인 2002년 6월 정책위의장을 다시 맡아 정권 말기 뒷수습에 골몰했다. 이처럼 임 의장이 어려운 상황마다 중용되는 것은 뛰어난 상황판단과 추진력, 균형감각이 높이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92년 총선 때 한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재검표를 통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극적인 역전극을 일궈낸 것에서는 그의 저돌적인 면을 볼 수 있다. 특히 ‘곧지만 유연한’ 그의 성향은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는 사람들로부터도 인정을 받는다.
지난달 3일 4선인 그가 5선의 김덕규 의원을 따돌리고 우리당 국회의장 후보로 결정된 것도 이런 점이 크게 작용했다. 재야출신이지만 개혁성과 실용주의를 적절히 가미한 ‘합리적 리더십’이 당내의 폭넓은 신망을 얻은 것이다. 당시 우리당 의원들은 임 의장을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고 정계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17대 국회 후반기를 책임질 적임자라고 꼽았다.
임 의장은 19일 당선 인사말에서 “동료 의원 여러분이 저를 국회의장으로 뽑아준 이면에는 통합의 정치를 향한 갈망이 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그를 위한 해법을 찾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해직기자 출신인 임 의장은 또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을 만들어낸 최고의 ‘전략가’로도 꼽힌다. 97년 대선에선 당 정세분석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2002년 대선 때는 노무현 당시 후보의 대선기획단 기획위원장을 맡았다. 2001년 민주당 지지율이 바닥을 칠 때 ‘노무현 돌풍’의 원동력이 됐던 국민참여 경선제를 도입, 참여정부 출범의 기틀을 닦은 것도 당시 당 발전특위 부위원장이었던 그의 작품이다.
4선 국회의장 등극은 1983년 채문식(11대) 의장 이후 23년 만이다. 또 언론인 출신으로는 채 의장과 이만섭(14, 16대) 의장, 김원기(17대) 의장에 이어 네번째다.
특히 임 의장은 이만섭 의장, 김원기 의장과 같은 동아일보 출신이라는 점에서 특정 신문사 출신이 국회의장을 3번이나 연달아 차지하는 진기록도 세우게 됐다.
부인 기영남(64)씨와 2남 ▲전남 나주(65) ▲고려대 법대 ▲동아일보 기자 ▲14, 15, 16, 17대 국회의원 ▲국민회의 정세분석실장 ▲민주당 국가경영전략연구소장 ▲민주당 정책선거특별본부장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열린우리당 의장
이상민 기자
21smin@segye.com
한때 DJ계보 2인자… ''오뚝이''형 정치인
이용희 국회부의장
1960년 5대 민의원 선거에 도전한 정치이력이 말해주듯 17대 국회 최고령의 4선 의원이다.
45년을 넘는 정치 역정에서 총선과 지방선거를 포함, 모두 13번 출마해 8번 고배를 마시고 5번(도의원 1번, 9·10·12·17대 국회의원) 당선되는 등 순탄치 않은 정치인이다.
오랜 정치 활동과 탄탄한 지역구 관리 덕분에 여당이 참패한 5·31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충북 보은·옥천·영동에서 군수 3명을 모두 당선시켜 주목을 받았다.
6·25 전쟁 발발 후 자원입대했던 그는 전투의 상흔으로 아직도 파편 7개가 몸속에 남아 있다. 부인 유정순(72)씨와 3남2녀.
▲충북 옥천(75) ▲대전사범, 건국대 정외과 ▲국민회의 부총재 ▲국회 행정자치위원장 ▲열린우리당 고문단장
이시장 친형… 전문경영인 출신 5선의원
이상득 국회부의장
13대 총선 때 민정당으로 정계에 입문, 당3역과 국회 재경·운영위원장 등을 두루 거친 정책통이다. 친동생인 이명박 서울시장과 함께 평사원으로 입사, 대기업 사장까지 지낸 자수성가형. 합리적이고 꼼꼼한 성격으로 실물경제에 밝다는 평이다.
17대 국회 전반기 때 부의장직을 노렸으나 박희태 의원에게 양보하고, 이번에 재도전해 당내 경선에서 이강두 의원을 누르고 뜻을 이뤘다. 대선 예비주자인 이 시장을 돕고 있으며, 이 시장이 ‘한나라당은 해변가에 놀러온 사람들 같다’는 등 말실수를 할 때는 ‘조심하라’고 꾸짖기도 한다. 부인 최신자(65)씨와 1남2녀.
▲경북 포항(71) ▲동지상고, 서울대 상대 ▲코오롱상사 사장 ▲신한국당 정책위의장, 한나라당 사무총장·원내총무·최고위원 ▲13∼17대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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