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통합우승 4연패 후 긴 암흑기에 빠졌던 삼성, 12년 만에 V9 달성...박진만 감독의 부드러운 리더십 속에 자체생산 젊은 피+베테랑 적절한 조화 빛났다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수정 :
대구=남정훈 기자 che@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구글 선호 매체 등록

[대구=남정훈 기자]“12년이 걸린 V9, 기적 같은 ‘업셋’이기에 기쁨이 두배”

8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12-1로 승리를 거둬 우승을 차지한 삼성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8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12-1로 승리를 거둬 우승을 차지한 삼성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KT와 삼성의 2026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5차전이 열린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삼성이 12-1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는 6회부터 올라와 11타자를 연속 셧아웃시킨 크리스 페덱(미국)이 지키고 있었다. 페덱의 시속 154km 한 가운데 포심 패스트볼에 KT의 주장 장성우의 방망이가 크게 헛도는 순간, 더그아웃에 있던 삼성 선수들이 전부 마운드로 달려나와 서로를 얼싸안으며 벅찬 기쁨을 만끽했다. 1차전을 패했던 삼성이 2차전부터 5차전까지 내리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KS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1985년 전·후기 통합 우승을 포함해 삼성의 통산 9번째 우승이었다.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의 첫 우승이기도 하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2010년대 초반 삼성은 KBO리그를 지배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를 모조리 집어삼키는 전인미답의 영역인 통합우승 4연패를 달성했다. 1986~1989년의 해태(KIA의 전신)도 한국시리즈를 4년 연속 차지했지만, 정규리그까지 모두 우승한 건 아니었다. KBO리그 역사상 ‘최강 왕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5년에도 2위 NC에 9경기 차 앞선 압도적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삼성은 통합우승 5연패의 꿈에 부풀었으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터진 원정 도박 스캔들로 에이스(윤성환), 필승 셋업맨(안지만), 마무리(임창용) 등 투수진에서 가장 중요한 3명을 잃었다. 결국 3위로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올라온 두산에 1승4패로 패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그땐 누가 알았을까. 삼성이 한국시리즈를 다시 제패하는 데 12년이나 걸릴 줄은.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했지만, 지금의 홈구장인 삼성라이온즈파크를 개장한 2016년 9위로 처진 것을 시작으로 삼성은 기나긴 암흑기에 빠졌다. 삼성 그룹 스포츠단의 운영 주체가 제일기획으로 이관되며 큰돈을 쓸 수 없게 되자 최형우, 박석민, 차우찬 등 ‘왕조’의 주역들이 FA 자격을 얻어 줄줄이 다른 팀으로 옮겼다. 핵심 선수들이 다 빠져나가며 전력이 크게 약해진 2015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삼성이 다시 가을야구에 나선 건 2021년으로 6년이 걸렸다. 2015년 이후 9년 만인 2024년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지만, KIA에게 1승4패로 패퇴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12년 만에 긴 암흑기를 청산할 수 있었던 건, FA 시장에서 스타를 긁어모으는 게 아닌 자체 생산한 젊은 피들로의 세대교체와 구단 운영 체질 개선이었다. 2019년 1차 지명의 원태인은 ‘푸른 피의 에이스’로 투수진을 든든히 지켜줬고, 2022년 신인 유격수 이재현(1차 지명)과 3루수 김영웅(2차 1라운드)는 내야 세대교체의 주역이 됐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젊은 선수들로만 우승을 할 수 없는 법. 베테랑들의 적절한 조화도 이뤄냈다. 2015년 KS 준우승 때 막내였던 구자욱은 암흑기를 지나는 동안 삼성 타선의 버팀목 역할을 해내며 어느덧 선수단을 이끄는 리더로 성장했다. 정규시즌 막판 당한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가을야구 출전 자체가 불투명했지만, 빠른 회복세로 타선의 핵심 역할을 해냈다. 이날 5차전에서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의 맹타를 포함해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0.500(20타수 10안타) 1홈런 6타점으로 타격왕다운 면모를 제대로 뽐낸 구자욱은 기자단 투표 결과 97표표 중 72표를 휩쓸어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구자욱은 “막내 시절만 해도 우승이 당연한 줄 알았는데...너무 오래 걸린 것 같아 팬분들께 죄송하다. MVP는 제가 받았지만, ‘팀 삼성’이 MVP라 생각한다.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공을 돌렸다.

 

2018년부터 삼성에서 뛴 ‘안방마님’ 강민호는 왼쪽 옆구리 부상으로 스윙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기민한 투수 리드로 투수들을 이끌었다. 2004년 롯데에서 프로 데뷔를 한 강민호는 프로 23년차에 KS 첫 우승을 안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최형우가 다시 푸른 유니폼을 입은 게 화룡점정이었다. 과거 ‘삼성 왕조’를 이끄는 4번 타자였던 최형우는 2017년 KIA로 FA 이적해 9시즌을 뛴 뒤 ‘친정팀’으로 다시 돌아왔다. 1983년생으로 KBO리그 최고령임에도 여전한 생산력을 자랑하는 최형우는 가을야구에서는 수비가 불가능한 구자국 대신 좌익수비에 나서는 헌신으로 팀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프런트가 기민하게 움직이며 팀 전력의 절반이라는 외국인 선수를 과감하게 움직인 것도 KS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검증된 투수 아리엘 후라도(170만달러)와 타자 르윈 디아즈(160만달러)를 일찌감치 재계약으로 묶은 삼성은 투수 한 자리로 고생했지만, 8월에 승부수로 메이저리그 출신 우완 페덱을 영입했다. 후반기 에이스 역할을 해준 페덱은 이번 가을야구에서만 열흘 동안 세 차례 선발 등판해 17이닝 295구를 던지는 투혼을 발휘했다. 5차전에선 6회부터 4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며 ‘헹가래 투수’의 영광을 안았다. 후라도는 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거둬 MVP에 올랐고, KS 3차전 7이닝 1실점으로 시리즈를 리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선수 시절 KS 우승 6회에 삼성 유니폼을 입고 2006 KS MVP에 올랐던 박진만 감독은 정확히 20년 만에 삼성의 사령탑으로 우승을 이끌었다. 2022년 8월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암흑기에 빠져있던 팀을 수습하며 강팀의 반열에 올린 한 박 감독은 지난 2년 간 가을야구에서의 실패를 거울삼아 이번엔 독한 운영을 선보였다. 마무리 김재윤의 이탈을 토종 에이스 원태인의 불펜 전향으로 메웠고, 승부처마다 한 박자 빠른 교체와 결단으로 상대의 허를 찔렀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시상식 후 샴페인에 홀딱 젖은 모습으로 인터뷰장에 들어선 박 감독은 “감독으로서 우승한 게 훨씬 기쁘다. 선수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라면서 “내년엔 불펜에 최지광, 이호성 등 추가 자원이 많다. 2020년대에 한 번도 없었던 KS 2연패에 도전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오피니언

포토

장원영 '새침한 매력'
  • 장원영 '새침한 매력'
  • 김민하, 청순미모
  • 48세 채연, 메이드 코스튬 소화…초동안 미모
  • 유라사, 신비로운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