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들과 교전 중 총상 입고 중태
차량서 총기 12정… 당국, 테러 규정
자택에서는 가족 시신 3구 수습도
폴란드 제2 도시 크라쿠프의 중앙광장에서 20대 남성이 행인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2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총격범의 집에서도 그의 가족 시신 3구가 발견됐다. 당국은 극우 민족주의자의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에 나섰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쯤 크라쿠프 구도심 중앙광장에서 한 남성이 차량에 탄 채 불특정 다수를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남성은 광장 곳곳을 질주하며 각 지점에 정차할 때마다 행인들을 쐈다. 운행 중인 노면전차(트램)와 광장 주변 여러 상점 유리창도 총탄에 파손됐다.
폴란드 내무부는 광장 총격으로 여성 4명과 남성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영국인 남성 1명과 비폴란드인 여성 1명이 포함됐다. 부상자에는 경찰관 2명과 외국인 5명이 포함됐으며, 외국인 부상자의 국적은 오스트리아·독일·포르투갈·러시아·영국으로 확인됐다. 크라쿠프 소재 마워폴스카주 정부 관계자는 부상한 경찰관 중 1명은 용의자 진압 과정에서 한때 중태에 빠졌으나, 수술 후 안정적인 상태라고 전했다.
현지 매체 인테리아는 이 남성이 24세 미하우 옥신스키라고 보도했다. 이 용의자는 사격 훈련을 받았으며, 자신의 명의로 된 총기 2정이 등록돼 있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범행에 이용한 차량에서는 총기 12정이 발견됐는데, 이 중 11정은 부친의 명의로 등록돼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도 부친의 명의였다.
마르친 키에르빈스키 내무장관은 용의자가 극우 이념에 심취하고 극단적인 민족주의 성향을 보인 정황이 있다며 이 부분도 수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가 과거 범죄 이력은 없다고 밝혔다. 인테리아는 그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보유한 총기를 자랑하는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크라쿠프에서 북쪽으로 약 200㎞ 떨어진 오스트로비에츠시비엥토크시스키에 있는 용의자의 자택에서도 부모와 여동생의 시신 3구가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시신에서 총상으로 추정되는 상처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총격범은 군복 형태의 옷과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범행을 저지르는 치밀함을 보였다. 용의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교전하다 총에 맞아 체포됐다. 주 당국자는 용의자가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위독한 상태라고 밝혔다.
주말 관광객으로 붐비던 광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현장을 목격한 한 남성은 현지 매체에 총격범의 차량 운전석 창문에서 총격과 함께 연기가 나오는 것을 보고 광장에 있는 경찰서로 뛰어 들어갔고, 그곳에는 사람들이 바닥에 엎드려 몸을 피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현장에 도착한 도날트 투스크 총리는 크라쿠프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다. 발데마르 주레크 법무부 장관은 테러 범죄 전문팀이 수사를 주도하고 있다면서 “법정 최고형인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8∼9일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했다. 크라쿠프시는 별도로 8일부터 11일까지 애도 기간을 운영하며 시 주관 행사를 취소하고 공공건물에 조기를 게양하기로 했다.
크라쿠프는 수도 바르샤바에서 남쪽으로 약 250㎞ 떨어져 있다. 인구 80만명의 유서 깊은 도시로 구도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돼 연간 1500만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사건이 발생한 구도심 중앙광장은 유럽의 대형 중세시대 광장 중 하나로 꼽힌다.
AP통신은 “폴란드에서 총기 난사는 흔치 않은 일로 여겨진다”며 “폴란드 전체 인구 3700만명 가운데 1%를 웃도는 약 41만1000명이 총기 소지 허가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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