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남정훈 기자]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대혈투를 벌이고 올라온 삼성을 상대로 무난하게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KT가 4차전마저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 이제 체력적 우위는 사라졌고, 한 번만 더 지면 끝이라는 압박감이 KT 선수단을 짓누를 게 분명하다. 이제 역대 딱 한 번 나온 1승3패 뒤 3연승을 노려야 하는 KT다.
KT는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5-10으로 패했다. 1차전에 8-7 신승을 거뒀으나 2,3,4차전을 거푸 내준 KT는 0% 혹은 5.3%의 확률에 몰렸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패 후 3연승을 거둔 팀이 최종 우승을 차지한 건 100%(6/6)이다. 아울러 3승1패를 거둔 팀이 한국시리즈를 최종적으로 거머쥔 것도 94.7%에 달한다. 딱 한 차례 반례를 만들어낸 건 2013년의 삼성이었다. 2013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1승3패로 밀리다 5,6,7차전을 내리 잡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KT는 이제 그 반례를 만들어낸 삼성을 상대로 자신들이 기적을 써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경기 뒤 침울한 표정으로 인터뷰장에 들어선 KT 이강철 감독은 “1회초 출발이 좋았지만, 1회말에 6실점을 하면서 분위기를 내줬다. 구자욱에게 1사 2루에서 내준 볼넷은 대량실점 안하려고 피하다가 그런 것이라 더 아쉽다. 그리고 보이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가 나와서 분위기를 넘겨준 것 같다”라고 총평했다. 이날 KT는 1회초에 이번 한국시리즈 들어 처음 선발 출장한 2번타자 좌익수 장진혁의 선제 솔로포로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1회에 로건이 흔들린 데다 1-3으로 뒤진 2사 만루에서 김도환의 평범한 우익수 뜬공을 우익수 안현민이 뒷걸음질치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며 낙구 지점을 놓쳐 떨어뜨리며 주자 세 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1-3으로 끝날 이닝이 1-6까지 벌어졌고, 거기에서 이날 경기는 사실상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감독은 “타선에서 잘 따라갈 수 있었는데 김상수와 허경민에게서 막히면서 경기를 내준 것 같다. 연습 때는 잘 쳤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1-7로 뒤진 5회 무사 만루 찬스에서 땅볼 타점과 밀어내기 볼넷으로 4-7까지 따라붙었으나 바뀐 투수 이재희를 상대로 믿었던 베테랑들인 김상수와 허경민이 각각 삼진과 2루 플라이로 물러난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이날 KT 투수진은 역대 한국시리즈 최다인 12개의 4사구를 남발했다. 이 감독은 “우리 투수들이 시즌 때와 다르게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볼넷이 제일 적었던 게 우리 팀 투수진인데...다 제 잘못입니다”라고 투수진을 감쌌다.
8일 열리는 5차전 선발은 1차전 승리투수인 데이비스 대니엘이 나선다. 이 감독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사실 고영표를 대기시켰다. 다만 1회에 6점을 내주는 바람에 쓸 수 없었다. 5-7까지만 따라갔어도 고영표 카드를 쓰려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내일은 몸이 괜찮다면 고영표, 소형준 등 선발 요원들도 전부 대기시키겠다”라고 필승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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