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기소 특검법’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6일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법조계 안팎에서 반발이 거세다. 지난달 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과 함께 검사의 수사권이 폐지된 상황에서 조작기소 특검법이 파견검사의 수사권과 지휘권은 종전 형사소송법을 따라 부활시켰다는 점을 두고 “위헌 소지가 높다”는 비판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조작기소 특검법안 검토 의견서에서 “10월2일 형사사법절차 개편이 이뤄졌음에도 제정안은 수사·기소 분리와 관련된 사항이 반영돼 있지 않아 이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이의신청 규정의 부재 △공소유지 변호사 도입 △이례적인 영장재판의 전속관할(서울중앙지법)·영장전담법관 보임 △수사과정 언론브리핑에 따른 피의사실 공표 등이 위헌 요소가 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담겼다.
특히 이의신청 규정의 부재를 두고는 “수사대상이 된 자는 특별검사가 직무범위를 벗어난 수사 등을 하는 경우 법원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보완장치로 기능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례를 들었다.
이원석 전 검찰총장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정부 여당은) 수사하는 사람이 기소까지 하게 되면 확증편향에 빠져 수사 대상자의 인권을 침해한다면서 아예 검찰을 폐지했다”며 “그러나 ‘공소취소를 위한 특검’을 도입하면서 그 특검에는 수사와 기소 권한을 통째로 부여했다”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이 수사 대상을 정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만은 민주당의 ‘수사-기소 원칙'의 예외”라며 “심지어 폐지된 형사소송법상 검사의 권한을 소급 적용하기까지 한다. 나에게, 우리 편에 유리한 형사사법 시스템을 창설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검법은 대통령과 그 측근들만 예외로 재판받지 않고 공소취소로 가는 길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며 “이는 사회적 특수계급을 따로 만들고 인정하는 것으로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 누구도 자기 사건의 재판관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장은 아울러 “사법권은 독립된 사법부에 속한다”며 “행정권에 속하는 수사기관, 그것도 재판절차가 일시 중지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임시조직인 특검이 확정됐거나 재판 중인 사건을 끄집어내어 사법부에 앞서 먼저 판단하는 것은 사법권의 본질인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위원장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특검 수사를 위해 이미 효력을 잃은 구법을 적용한다는 것은 위헌·위법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조 원장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낸 법학자 출신이다.
조 원장은 특검 파견검사의 직무와 권한에서 수사권·지휘권 관련 부분을 종전 형사소송법을 따르도록 규정한 부칙 제6조를 문제 삼았다.
조 원장은 “검찰의 조작 수사에 대한 수사를 위해 수사 능력이 있는 검사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이제 더 이상 검사는 수사기관이 아니다”라며 “특검에 파견된 검사가 동 부칙 6조에 따라 수사를 주도하면 위헌·위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후 재판부가 위헌제청할 여지를 주는 조항을 포함시켜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재판이 중지되는 등 정말 큰 낭패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장진영 광주지방공소청 부장검사는 전날 공소청 내부망(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조작기소 특검법은 끊임없는 또 다른 조작기소 특검의 무한 반복이 될 것”이라며 “수사·기소에 관여한 검사들이 서로를 끊임없이 수사하게 되는 법치국가에서 상상할 수 없는 황당한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디 삼권분립이라는 헌법의 근본 가치를 지키기 위해 멈춰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봉숙 서울광역공소청 검사는 댓글을 통해 동료 검사들을 향해 “이번 특검은 무조건 피하시길 바란다”고 썼다. 그는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본인 형사사건을 재수사하는 특검을 여당 주도로 만들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건 ‘권력 사유화’”라고 비판했다.
안미현 대전지방공소청 천안지청 부부장검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10월2일부터 ‘검사 묻은 증거’는 못쓰도록 세상 어디에도 없을 사법 체계를 마련하지 않았느냐”며 “설마 조작기소 특검에 조작하고 왜곡해서 먼지 한 톨에 수사권도 가지면 안 되는 공소청 검사들을 데려다 쓰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조작기소 특검법은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 등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 등에서 증거를 조작하거나 허위 진술을 유도했다는 의혹을 특별검사가 수사하도록 하는 내용이 뼈대다.
이 대통령의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쌍방울 대북송금 등 관련 사건 8개를 비롯해 문재인 정부 시절 통계 조작 사건, 동해 탈북선원 강제북송 사건 등 총 17개 사건이 수사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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