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업체 연동 난항에 기술 전략 수정
‘카나나 스페이스’ 등 AI 서비스 3종 출격
카톡 이용자 4968만명…수익화 검증 관건
"올 한 해 인공지능(AI) 서비스의 확산 속도가 자본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은 대표이사로서 뼈아픈 평가로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5일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AI 사업에 대한 시장의 실망을 인정했다. 국내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인 카카오는 AI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웠지만 서비스 출시와 확산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카카오는 내년 인적분할을 앞두고 AI 사업 반전을 모색한다. 외부 사업자와의 서비스 연동 과정에서 드러난 한계를 보완하고 연말 새로운 AI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일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신규 서비스 성능과 수익화 성과가 카카오의 향후 성장성을 가늠할 잣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사업 존재감 희미한 카카오
6일 카카오에 따르면 3분기 AI 서비스 부문 영업손실은 6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60억원)보다 180억원 늘었다. 전 분기(570억원)와 비교해도 적자 폭이 커졌다. 전사 외주·인프라 비용도 전 분기보다 8% 늘어난 2410억원을 기록했다. AI 모델 학습과 서비스 운영을 위한 인프라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AI 사업을 제외한 카카오 본사 영업이익이 182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60억원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AI 서비스 확대에는 외부 사업자와의 연동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카카오는 AI가 외부 서비스의 기능을 직접 호출하는 방식으로 음식 주문이나 예약 등을 수행하는 서비스를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AI 에이전트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A2A와 AI 모델을 외부 시스템에 연결하는 MCP 등의 기술을 활용했다.
그러나 개별 업체마다 시스템을 별도로 연동하고 협의하는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실제 서비스 연동 과정에서는 파트너사의 개발 리소스와 일정뿐 아니라 아직 검증이 필요한 AI 에이전트의 사업적 가치와 이해관계 조율까지 예상보다 많은 변수가 존재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첫 협력 파트너로 발표한 쿠팡이츠와의 연동 서비스도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카카오는 이에 따라 AI가 사람처럼 웹브라우저를 직접 조작하는 ‘컴퓨터 사용 에이전트(CUA)’ 방식을 병행하기로 했다. 외부 업체와 시스템을 일일이 연결하지 않고도 AI가 웹사이트에서 검색과 예약 등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선 다양한 서비스에 AI를 연결해 이용 수요를 확인하고, 이용자가 많은 주요 서비스는 비용이 적게 드는 직접 연동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연말 출시할 AI 서비스들이 전략 전환의 첫 시험대다. 카카오는 다음 달 카카오톡에서 AI를 호출해 선물하기와 송금 등을 수행하는 ‘카나나 스페이스’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PC에서 웹브라우저를 조작하며 자료 수집과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는 ‘칸바스’, 여러 AI 서비스를 한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는 연내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이제는 AI로 돈 버는 모습을 보여줘야"
카카오의 강점은 대규모 이용자 기반이다. 3분기 카카오톡의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는 4968만명에 달했다. 카카오는 이용자의 의도와 구매 맥락에 맞춰 광고와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AI 수익화를 추진한다. 2028년까지 AI 관련 신규 매출이 톡비즈 매출에서 두 자릿수 비중을 차지하도록 하고, AI 사업의 손익분기점도 달성한다는 목표다.
증권가에서는 AI 서비스 성능과 실제 매출 기여도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준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서비스 운영과 개인정보 검토 경험은 (카카오의) 강점”이라면서도 “해외 사업자도 법적 요건을 준수하며 정보를 수집·이용할 수 있다. 상용화·수익화 검증 과제에 대한 증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도 “장기간 성장동력으로 어필해온 AI 전략이 가시화되기까지 구조적 성장에 대한 근거는 다소 아쉽다”며 서비스 확대 이후 소비자 효용과 플랫폼 수익 기여가 확인돼야 기업가치 재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AI 사업에 대한 신중한 평가 속에 목표주가도 잇따라 낮아졌다. IBK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5만30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유진투자증권은 5만8000원에서 4만2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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