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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식 ‘거래 외교’ 발목 잡히나… 미·중 관계 어디로? [차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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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김희원 특파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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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주도권 여전…“미·중 관계 큰 틀 불변”
‘압승’ 민주당, 대만 무기·AI 등 타협 반대
트럼프 “300% 관세” 폭주…中 셈법 복잡
선전 APEC 정상회담…향방 가를 시험대

지난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의 후폭풍이 거세다. 민주당의 상·하원 압승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관세 위협을 거론하는 등 대외 압박을 높이면서, 패권 경쟁 중인 미·중 관계에도 큰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내정”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지만, 내년 1월 무역 휴전 만료와 대만 문제 등을 앞두고 향후 양국 협상에 상당한 난기류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결과에도 미국의 대중 견제라는 큰 틀 자체는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오밍하오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 교수는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압승이 워싱턴의 세부 전술을 바꿀 수는 있어도, 미국의 전반적인 대중국 전략 자체를 뒤엎지는 못할 것”이라고 짚었다. 주펑 난징대 교수 역시 이번 선거에서 중국 문제가 핵심 쟁점이 아니었으며, 안정적인 관계 유지가 양국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은 민주당도 잘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진행 중인 볼룸(연회장) 공사 현장을 둘러보며 취재진에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참패 후 첫 공식 행보에 나서 이란 전쟁 탓에 유권자들의 민심을 잃은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과거로 돌아가더라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전쟁을 정당화했다. AP=뉴시스
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진행 중인 볼룸(연회장) 공사 현장을 둘러보며 취재진에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참패 후 첫 공식 행보에 나서 이란 전쟁 탓에 유권자들의 민심을 잃은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과거로 돌아가더라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전쟁을 정당화했다. AP=뉴시스

이러한 진단의 배경에는 다른 나라와의 실질적인 외교 협상을 이끌고 정책을 집행하는 주도권이 여전히 행정부(대통령)에 있다는 점이 자리 잡고 있다. 의회 권력이 민주당으로 넘어갔다고 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쥔 외교적 지휘권 자체가 의회로 넘어간 것은 아니므로 대중 정책은 유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실제 협상 과정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형 외교’가 가로막히며 상당한 충격파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거대한 외교적 타결을 위해 특정 사안을 ‘협상 카드’로 내놓는 방식을 즐겨 썼다. 대표적인 것이 대만에 대한 140억 달러(약 19조 원) 규모의 무기 판매를 보류하며 중국과의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려 했던 시도다. 하지만 민주당은 대만을 안보 흥정의 도구로 삼거나, 시진핑 주석과의 친분을 앞세워 인공지능(AI) 및 첨단 반도체 제재를 풀어주는 식의 타협을 강하게 반대해 왔다.

 

이에 상·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청문회와 예산 심사, 기밀 조사권 등을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유화책을 강하게 견제하고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중국과 극적인 무역 합의를 꾀하더라도, 의회의 감시와 제동으로 인해 협상 테이블에서 중국에 내밀 ‘양보의 패’ 자체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5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집무실 결의의 책상(Resolute Desk) 위에 '거부권'(VETO)이라고 적힌 모자가 놓여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에 거부권(VETO)을 행사할 것"이라며 본인을 ‘미스터 비토'라고 지칭한 바 있다. AP=뉴시스
5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집무실 결의의 책상(Resolute Desk) 위에 '거부권'(VETO)이라고 적힌 모자가 놓여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에 거부권(VETO)을 행사할 것"이라며 본인을 ‘미스터 비토'라고 지칭한 바 있다. AP=뉴시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민주당 의회가 첨단 기술 수출 통제를 지지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서 양보할 수 있는 유연성은 극도로 좁아졌다”고 분석했다. 미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데니스 사이먼 선임연구원 역시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미·중 간 전략적 안정 관계를 반드시 끝내지는 않겠지만, 목표를 실현하고 유지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대만 무기 판매와 첨단 기술 정책에서 이견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만료되는 미·중 무역 휴전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돌파구를 찾고 자신의 통제력을 과시하기 위해 행정명령으로 기습적인 초고율 관세를 때리는 등 예측 불가능한 돌발 행동에 나설 위험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패배 이틀 만인 5일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으면 최고 300% 관세를 내야 한다”며 관세 정책 고수 의지를 천명했다.

 

미국 내부의 권력 지형 변화와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반응이 맞물리면서 중국의 셈법 역시 한층 복잡해진 가운데, 오는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향후 미·중 관계의 향방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올해 세 번째 정상회담이 유력한 상황에서, 관세 인하와 무역·투자 협의, AI 대화 등 정상 간 합의가 의회의 견제를 뚫고 실질적인 이행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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