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일대에서 세입자들의 전세보증금 6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50대 임대인에게 공소청이 징역 8년을 구형했다.
공소청은 5일 서울북부지법 형사1단독(부장판사 정덕수)에서 열린 김모(58)씨의 사기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8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씨는 2021년 8∼10월 세입자 5명에게 건물의 근저당권을 곧 말소할 것처럼 속여 보증금 총 6억500만원을 받은 뒤 개인 채무와 은행 대출금 변제 등에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다른 사기 사건들도 병합됐다.
검사는 김씨가 이미 채무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에서도 보증금 반환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 없이 임대차 계약을 이어갔다고 지적했다. 피해자 수와 피해 금액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불량하고 재범 위험성이 높은 데다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공소청의 판단이다.
김씨는 건물을 팔거나 다른 개발사업에서 수익을 내 보증금을 반환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제가 돈이 안 남더라도 팔면 된다고 생각했다”며 “은행들이 다 대출을 해주고 하니까 그렇게 걱정은 안 했었다”고 말했다. 다른 사업에서 자금을 회수하면 기존 보증금을 돌려주고 월세로 전환할 계획이었다는 주장도 폈다.
사업이 어려워질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은 인정했다. 김씨는 “안 됐을 때 생각을 못했던 게 저의 가장 큰 잘못”이라며 “불감증 같은 게 있었던 것은 인정한다”고 했다.
김씨 변호인 측도 실제 주택을 신축·준공하고 매각도 추진했지만 부동산 경기 악화와 금리 상승, 가압류 등으로 자금 회수에 차질이 생겼다고 변론했다. 사업을 무리하게 확대한 책임과 계약 당시 보증금을 가로챌 고의가 있었는지는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며 무죄를 요청했다.
김씨는 최후진술에서 “이곳에 와서 법이 무서운 걸 알았다”며 세입자들에게 사과했다. 이날 진행된 보석 심문에서는 직접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합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김씨에 대한 선고는 내년 1월12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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