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취소 관련 조항 삭제 언급
與 “野 반대할 명분 없어” 주장
野 “법안 목적은 달라지지 않아”
국회의장에 “靑 하명 받나” 반발
한동훈 “李, 낯부끄럽지 않냐” 비판
홍익표 “檢개혁 초래 책임감 없나”
국힘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 등
범여권 주도로 국회 본회의 의결
‘조작기소 특검법안’이 5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고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하면서 여야 대치가 국회 안팎으로 확대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소취소 관련 조항까지 삭제한 만큼 특검법안 처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을 없애려는 시도라며 장외투쟁까지 예고했다. 양측의 강경 대치로 주택공급 관련 민생법안 처리 협상이 막히고 내년도 예산안 심사 일정까지 흔들리고 있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조정식 국회의장 주재로 약 20분간 비공개 회동을 갖고 본회의 안건을 협의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민주당은 특검법안 상정을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여야가 합의한 안건만 올려야 한다고 맞섰다. 전날에 이어 의장 중재에도 협상이 결렬되면서 여야의 충돌은 본회의 필리버스터로 이어졌다.
양측은 특검법안의 성격부터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한 원내대표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국회에서 조작기소 특검법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됐던 공소취소 관련 내용과 기존 사건의 이첩 요구권까지 삭제한 만큼 야당이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주장이다.
한 원내대표는 앞서 정책조정회의에서도 “올해 4월 있었던 국정조사를 통해 정치 검찰의 조작 수사, 조작 기소의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며 “이제 수사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실행자부터 지시·보고 체계까지 확실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검의 목적은 재판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진술 회유와 증거 왜곡 등 위법행위가 있었는지 밝히는 데 있다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공소취소 조항을 삭제했더라도 특검을 통해 이 대통령의 기존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드시 이재명 대통령을 법정에 세우겠다. 민주당을 단죄하겠다”고 말했다. 장동혁 대표도 “공소취소 관련 조항을 삭제했더라도 법안의 목적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여당을 압박했다.
정 원내대표는 여야 협상 뒤 중진 의원들과 함께 조정식 의장을 찾아가 합의된 안건만 본회의에 상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중진 의원들은 “청와대 하명을 받아 계속 국회를 운영하는 것 같다”고 항의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의 특혜 채용 의혹 등까지 수사 대상에 추가됐다며 법안을 “누더기 법안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특검법안 처리를 둘러싼 갈등은 본회의를 넘어 장외 대결로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6일 국회 본관 앞 집회에 이어 7일에는 경복궁역 1번 출구에서 장외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8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최고위원회 현장회의를 열고 1인 시위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특검법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되더라도 국민의힘은 장외 여론전을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당분간 여야 간 협상 재개의 문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특검법안을 둘러싼 대치가 예산과 민생법안 처리까지 가로막고 있다는 점이다.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특검법안 상정을 둘러싼 충돌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면서 예산안 보고가 야당 불참 속에 진행됐다.
이날 예결위 질의에서도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이 대통령이 당사자인 사건에서 자기 죄를 없애는 특검을 자신이 임명하는 게 낯부끄럽지 않냐”며 ‘대통령 방어용 특검’이라고 비판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대통령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지난 시기에 권한을 남용했던 검찰 권력에 대한 수사”라고 맞섰다. 홍 수석은 한 의원에게 법무부 장관 재직 당시 검찰개혁이 초래된 데 대한 책임감도 없느냐고 반문했다.
주택공급 관련 민생법안 처리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민주당은 도시정비법·도시정비촉진법·용산공원특별법 등 3개 법안을 특검법안과 분리해 신속히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 본회의에선 이른바 ‘내란 부정’ 발언으로 논란이 된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 3대 메가 프로젝트 관련 법안을 심사할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도 민주당 주도로 의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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