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계약 46만7206건 가운데 실제 유동화는 0.65%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연금처럼 앞당겨 받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가 시행된 지 1년 동안 신청자의 절반가량은 국민연금을 받기 전 연령대인 만 55∼64세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자들은 사망보험금을 상한(90%) 가까이 당겨 평균 8년 안팎에 걸쳐 나눠 받았다.
제도가 겨냥한 ‘은퇴 뒤 연금 전’ 소득 공백 세대가 주 이용층이 된 것이다. 다만 신청은 출시와 안내 시점에만 반짝 늘었고, 이용률은 대상 계약의 1%에도 못 미쳤다.
5일 헤럴드경제가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5대 생명보험사 사망보험금 유동화 통계’에 따르면, 제도가 시행된 지난해 10월 30일부터 올해 9월 말까지 5개 보험사에 접수된 신청은 3257건이었다.
철회·취소(188건)와 반려(13건)를 뺀 유효 계약은 3056건이다.
◆ 국민연금 받기 전 55∼64세가 절반가량
연령별로는 만 55∼64세가 1603건(49.2%)으로 가장 많았다. 65∼74세는 1501건(46.1%), 75세 이상은 153건(4.7%)이었다.
출시 직후에는 고령 가입자가 먼저 몰렸다. 지난해 4분기에는 65세 이상이 54.7%로 절반을 넘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2월 15일까지 들어온 신청 1262건을 분석했을 때도 평균 신청 연령은 65.3세였다.
반면 올해 들어서는 흐름이 바뀌었다. 55∼64세 비중이 1분기 53.3%, 2분기 52.5%, 3분기 50.1%로 꾸준히 절반을 웃돌았다.
초기 대기수요가 빠진 뒤 50대 후반∼60대 초반이 주 수요층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75세 이상은 분기마다 3∼5%에 그쳤다.
이 연령대는 대부분 아직 국민연금을 받지 못한다. 국민연금 노령연금은 1961∼1964년생이 63세, 1965∼1968년생이 64세, 1969년생부터는 65세에 지급이 시작된다.
금융위도 국민연금 수급 연령이 65세로 높아지면서 은퇴와 연금 수령 사이의 소득 공백이 중요해졌다며, 지난해 8월 유동화 신청 연령을 당초 계획한 65세에서 55세로 낮췄다.
◆ 90% 가까이 당겨 8년 안팎에
신청자들은 사망보험금을 당길 수 있는 만큼 당겼다. 평균 유동화 비율은 89.5%로 제도상 상한인 90%에 거의 육박했다. 평균 지급 기간은 7.9년이었다.
지급 기간은 최소 2년부터 연 단위로 고를 수 있지만, 길게 나눠 받기보다 일정 기간 집중해서 받는 쪽을 택한 것이다.
금융위도 첫 실적(평균 비율 89.4%·기간 7.8년)을 두고 “소액의 보험금이라도 유동화 비율을 높이고, 지급기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매달 받는 방식에 대한 수요도 확인됐다. 출시 당시에는 1년 치를 한 번에 받는 연지급형만 있었다. 각 사가 올해 3∼8월 월지급형을 차례로 도입하자 신청자의 절반가량이 월지급형을 골랐다.
9월 신청 189건 중 96건(50.8%)이 월지급형이었고, 교보생명은 도입 이후 신청의 64.9%가 월지급형이었다.
◆ 한 달 35만∼39만원, 왜 적을까
건당 초년도 지급액은 연 420만∼470만원대로, 월로 환산하면 35만∼39만원 수준이다. 지급액이 사망보험금이 아니라 해약환급금을 기준으로 정해지기 때문이다.
유동화는 사망보장을 줄이는 대신 종신보험의 해약환급금을 재원으로 나눠 주는 구조다. 금융위는 시행 직전 해약환급금이 많이 쌓인 고연령 계약자일수록 더 많이 받는다고 안내했다.
금융위 예시를 보면 30세에 가입해 20년간 보험료 2088만원을 낸 사망보험금 1억원 계약에서 70%를 20년에 걸쳐 유동화하면, 55세에 시작할 때 연 164만원(월평균 14만원)을, 65세에 시작할 때 연 218만원(월평균 18만원)을 받는다. 사망보험금은 3000만원이 남는다.
55∼64세 신청자는 같은 계약을 65세 이후에 유동화할 때보다 해마다 적게 받는 구조인 셈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말 첫 실적의 건당 지급액(월 37만9000원)이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의 노후 적정생활비(월 192만원)의 약 20% 수준이라고 밝혔다.
◆ 대상은 매달 3100건씩 느는데
이용률은 낮았다. 9월 말 기준 5개사의 유동화 대상 계약은 46만7206건, 사망보험금 가입금액은 25조3742억원이다. 이 가운데 실제 유동화로 이어진 계약은 0.65%였다.
박성훈 의원은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가 고령층의 소득 공백을 메우는 실질적 안전망이 되도록,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홍보 및 안내 절차를 대폭 강화하는 등 저조한 이용률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동화를 신청하려면 만 55세 이상 계약자로서 금리확정형 종신보험(사망보험금 9억원 이하)의 보험료 납입을 마쳐야 한다.
계약기간과 납입기간이 각각 10년 이상이고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같아야 하며, 신청 시점에 보험계약대출 잔액이 없어야 한다.
금융위는 전 생보사 대상 계약이 2024년 말 75만9000건에서 지난해 11월 말 60만건으로 줄어든 이유로 보험계약대출 발생과 해지를 꼽았다. 대출은 갚으면 곧바로 유동화를 신청할 수 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태권도 유네스코 등재](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11/05/128/20261105518842.jpg
)
![[기자가만난세상] 꿈꾸던 ‘인간’이 되었나요?](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08/14/128/20250814518001.jpg
)
![[삶과문화] 유한한 삶을 사랑하는 법](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02/128/20260402520364.jpg
)
![[박일호의미술여행] 변호인의 거짓 눈물](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11/05/128/20261105518747.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