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호텔 몰튼 브라운·시그니엘 딥티크…해외 뷰티 브랜드 경쟁
객실 제품 체험부터 구매까지 연결…다회용 용기로 포장재 절감
호텔 객실에 비치된 샴푸와 보디워시가 숙박 만족도를 가르는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침대와 객실 전망뿐 아니라 욕실에서 사용하는 제품의 향과 품질까지 따지는 고객이 늘면서 호텔업계도 유명 화장품 브랜드를 앞세워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최근 객실 어메니티(편의용품)를 호주 스킨케어 브랜드 그로운 알케미스트로 전면 교체했다. 지난해 투숙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0.1%가 어메니티가 객실 만족도에 큰 영향을 준다고 답한 데 따른 조치다.
고급 호텔에서는 이미 영국 몰튼 브라운, 프랑스 딥티크, 스웨덴 바이레도, 미국 르라보 등 해외 뷰티 브랜드를 객실에 도입하고 있다. 호텔마다 제품을 공급하는 브랜드와 적용 객실은 다르지만, 욕실용품을 숙박 서비스의 일부로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5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약 6개월 동안 20여 종의 후보 제품을 검토한 뒤 그로운 알케미스트를 선정했다. 향과 품질은 물론 용기를 잡거나 내용물을 사용할 때의 편의성까지 평가했다.
새롭게 도입한 제품은 그로운 알케미스트 엠버 컬렉션이다. 샴푸와 컨디셔너, 보디워시 등 3종을 기본으로 비치하고 일부 객실에는 보디로션도 제공한다.
식물 유래 보습 성분을 사용했으며 베르가모트와 로즈메리 등 천연 향료 오일을 활용한 시트러스 계열 향이 특징이다.
제품 적용 범위도 객실 밖으로 넓혔다. 거제 벨버디어와 한화리조트 해운대 등 일부 공용 화장실에는 핸드워시와 핸드크림을 비치했다.
투숙객이 객실에서 사용한 제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온라인 판매도 연계했다. 2027년 2월 1일까지 객실 내 QR코드를 통해 그로운 알케미스트 제품을 25%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올해 12월 31일까지 만족도 조사에 참여하면 추첨을 통해 경품과 온라인몰 쿠폰도 제공한다.
호텔에서 제품을 사용한 고객이 실제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어메니티 공급을 넘어 호텔과 화장품 브랜드가 고객 접점을 함께 넓히는 방식이다.
국내 특급 호텔들도 해외 뷰티 브랜드를 욕실용품에 활용하고 있다.
서울신라호텔은 영국 향수·보디케어 브랜드 몰튼 브라운 제품을 사용한다. 공식 홈페이지에 안내된 디럭스 객실의 욕실용품에는 몰튼 브라운의 보디로션과 샤워젤, 샴푸, 컨디셔너가 포함돼 있다. 스위트 객실에서도 같은 브랜드를 확인할 수 있다.
제주신라호텔 역시 디럭스 객실과 스위트 객실에 몰튼 브라운 제품을 비치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같은 호텔 브랜드가 서울과 제주에서 공통된 욕실용품을 제공하는 사례다.
롯데호텔앤리조트의 최상위 브랜드인 시그니엘 부산은 프랑스 향수 브랜드 딥티크를 선택했다.
시그니엘 부산 공식 홈페이지에는 프리미어 더블과 디럭스 스위트 등 객실 욕실용품 브랜드로 딥티크가 명시돼 있다. 샴푸와 컨디셔너, 샤워젤, 보디로션 등은 다회용 디스펜서에 담아 제공한다.
고급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면서도 일회용 소형 용기 대신 여러 차례 사용할 수 있는 용기를 적용한 것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은 2021년 개관 당시부터 스웨덴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의 르 슈망 라인을 객실에 도입했다.
르 슈망은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럭셔리 컬렉션을 위해 선보인 욕실용품 라인이다. 조선 팰리스는 개관 당시 전 객실에 해당 제품을 비치하고, 호텔 전용 향인 라스팅 임프레션도 선보였다.
객실 욕실에서 사용하는 제품뿐 아니라 호텔 공용 공간의 향까지 브랜드 경험으로 연결한 사례다.
파크하얏트 서울은 미국 향수 브랜드 르라보 제품을 사용한다. 현재 호텔 공식 홈페이지의 파크 스위트 트윈, 디플로매틱 스위트, 프레지덴셜 스위트 객실 소개에 르라보 욕실용품이 명시돼 있다.
호텔 측은 해당 객실에 욕조와 레인 샤워 시설 등을 갖추고 르라보 제품을 제공한다고 안내한다.
호텔업계의 욕실용품 전략은 크게 두 방향으로 나타난다. 제품의 향과 품질을 높여 숙박 경험을 차별화하는 한편, 작은 일회용 용기 사용을 줄이는 방식이다.
신라스테이 해운대는 프랑스 뷰티 브랜드 록시땅의 샴푸와 컨디셔너, 샤워젤, 보디로션, 핸드워시 등을 객실에 제공한다고 공식 홈페이지에 안내하고 있다. 신라호텔과 신라스테이가 서로 다른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는 점도 눈에 띈다.
시그니엘 부산처럼 다회용 디스펜서를 적용한 사례도 있다. 고급 욕실용품을 제공하는 것과 일회용 포장재를 줄이는 것이 반드시 상충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호텔들이 욕실용품 브랜드를 공개하고 제품 체험을 구매와 연결하는 사례는 이어지고 있다. 객실에서 잠깐 사용하는 샴푸와 보디워시가 호텔의 서비스 수준을 보여주는 상품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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