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남정훈 기자] “긴장되네요. 재계약을 해서 부담도 더 되고...”
kt와 삼성의 2026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7전4승제) 1차전이 열린 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경기 전 인터뷰실에 들어선 이강철 감독의 얼굴은 약간 상기된 모습이었다. 얼굴엔 피부 트러블도 보였다. 그는 “긴장했나 봐요. 뭐가 나네요. 어제부턴 그런 건 아니고 계속 조금씩 나기 시작했다. 어제까진 잘 돌아다녔는데, 그냥 스스로가 조용해진다”라고 말했다.
모든 상황이 kt가 유리하다. 지난달 5일 일찌감치 KS 직행 티켓을 확정지었으니 준비할 시간만 한 달여다. 정규시즌 마감 기준으로 해도 3주의 시간이 있었다. 상대인 삼성은 KIA와의 플레이오프를 5차전 혈투를 치르고 올라왔다. 그래도 이강철 감독은 부담을 지울 수 없다.
“솔직한 심정으로 이전 두 번의 KS(2021, 2023) 때는 ‘이정도 팀을 올려놨으면 됐지’라며 저 스스로 마음을 편하게 가져가려고 했다. 정규리그 우승했으니 KS는 보너스 경기처럼 해보자고. 그런데 이번 KS를 앞두고는 팀에서 재계약도 해줬다. 이제 그에 걸맞는걸 해야되니까 더 긴장이 되는 것 같다”
이강철 감독 말대로 kt는 지난 19일 이강철 감독에게 3년 재계약을 선물했다. 계약금 10억원에 연봉 8억원. 업계 최고 대우다. 이강철 감독은 “재계약도 됐고, 여러분 언론들께서 kt를 좋은 팀이라고 해버리니 이젠 핑계대고 도망갈 구멍이 없다. 그래서 이번 KS는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평소와 다르게 압박감이 든다. 팀에서는 재계약에 대한 부담없이 KS를 하라고 준 걸텐데, 그게 더 부담감으로 다가온다”라며 웃었다.
삼성 타선의 핵심은 좌타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톱타자 김지찬을 비롯해 구자국, 디아즈, 최형우, 김영웅, 류지혁 등 주전 절반 이상이 좌타자다. 다만 kt는 좌완 불펜이 부족하다. 전용주 정도다. 결국 좌완 선발 중에 불펜으로 돌리는 게 불가피하다. 오원석이야 애초에 KS 선발로 나서지 않을 선수였으니 불펜행이 당연했고, 경우에 따라선 외인 원투펀치 중 하나인 로건 앨런의 불펜행도 점칠 수 있다. 전날 열린 KS 미디어데이에서도 “1차전에서 한 번 보시죠”라며 깜짝 히든카드를 예상한 바 있다. 2차전 선발이 누구냐고 물으며 로건의 불펜행을 점쳐보려 하자 “지금 말할 필요 없잖아요? 오늘 경기 끝나고 말씀드릴게요. 오늘 경기 보시면 다 알게 될 겁니다”라고 웃으며 즉답을 피했다.
최근 몇 년 간 kt는 정규리그 초중반까지는 하위권에 처져있다가 후반기부터 치고 올라와 가을야구에 오르는 행보를 반복했다. 그러나 올 시즌엔 초반부터 선두권 경쟁을 펼쳤고, 전반기를 3위로 마친 뒤 후반기엔 특유의 뒷심을 발휘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가 FA로 떠났지만, 원준이나 현수, 승택이까지 FA 3명을 데려오면서 전력은 더 좋아졌다. 그들이 제 역할을 잘 해줬다”라면서 “전반기에 3위로 떨어졌을 때가 위기였는데, 그때 잘 버텼다. LG와의 개막 2연전, 후반기 4연전에서도 첫 경기에서 역전패할 위기를 딛고 6경기를 모두 잡았던 게 정규리그 우승을 비롯해 LG와 저희의 희비가 엇갈린 결정적인 계기가 아닌가 싶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강철 감독은 최원준(우익수)-김민혁(좌익수)-안현민(지명타자)-힐리어드(중견수)-김현수(1루수)-김상수(2루수)-허경민(3루수)-한승택(포수)-장준원(유격수) 순으로 라인업을 짰다. 주장 장성우를 빼고 안현민을 지명타자로 낸 게 눈에 띄는 라인업이다. 이 감독은 “우리 오늘 선발이 데이비스 대니엘인데, 뜬공 투수다. 게다가 삼성엔 좌타자가 많아 우익수 방면으로 잡아당긴 타구가 많이 나올 것으로 보고 우익수 수비 강화 및 안현민이 수비 부담 없이 타격에 집중하라는 의미로 이렇게 배치했다. 오늘은 수비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춘 라인업이다”라고 설명했다.
선발로 나서는 대니엘은 지난 7월30일 맷 사우어의 대체 외인으로 KBO리그에 입성해 10경기 5승2패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하며 1선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수원 홈에서는 5경기 4승 1.16으로 극강이었다. 대니엘에게 어느 정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시즌 때처럼 해줬으면 한다. 홈에서 던져줬던 것처럼 던져줬으면 좋겠다”며 선전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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