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 로고 떼는 데 65억원
지하철 고칠 문구 2만615개
서초 표지판 스티커도 지연
판을 새로 거는 대신 스티커 한 장을 붙였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교대역 벽면 역명판의 ‘교대(법원·공소청)’ 가운데 ‘공소청’ 세 글자가 새하얀 배경 위에 붕 떠 있다. 글자 크기와 서체가 앞의 ‘법원’과 달라 붙인 자리가 그대로 드러난다.
벽면 역명판의 ‘공소청’은 판에 새겨진 글자가 아니다. 위에 얹은 스티커다. 네모난 가장자리가 판 위에 드러나 있고, 글자는 앞의 ‘법원’과 크기·서체가 다르다. 두 낱말은 한 괄호 안에 있으나 연결되지 않는다.
아래 영문 병기는 ‘Prosecutors’ Office’ 그대로다. 승강장 안전문 쪽 전광판은 ‘교대(법원·검찰청)’을 띄우고 있었다. 스티커조차 닿지 않은 디지털 화면에는 옛 이름이 그대로 남아 있다.
검찰청은 지난달 2일 78년 만에 폐지됐다. 대검찰청은 공소청이 됐고, 서울고등검찰청은 서울광역공소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서울중앙지방공소청이 됐다. 공식 명칭은 하루 아침에 바뀌었으나, 옛 이름을 지우는 일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청사는 출범 직전부터 간판을 바꿔 달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국 67개 검찰청사 외벽과 유리창의 검찰 로고·문구를 떼는 비용으로 예비비 65억원을 편성했다.
공소청은 대나무를 형상화한 기존 검찰 상징 대신, 새 상징이 나올 때까지 정부 부처의 태극 문양을 임시로 쓴다.
청사 내부 구조물과 명함·출입증·홍보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을 비롯한 웹페이지 개편에도 예산이 들어가지만, 구체적인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거리의 표지판 정비는 더디다.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이 9개 시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7개 시도에 ‘검찰청’이 적힌 도로표지판·안내판 325개가 남아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비 비용은 약 2억7000만원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58개가 대구에 있다.
출범 한 달을 맞은 2일 대구공소청 앞 도로에도 ‘검찰청’ 교통표지판이 그대로 서 있었다. 표지판의 흰 글자는 반사막이 군데군데 벗겨졌고, 그 너머 청사 외벽에는 ‘공소청’ 글자가 붙어 있다.
서울 서초구는 표지판에 붙일 스티커 제작이 늦어져 34개 정비가 밀렸다. 인천은 완료 시점을 내년으로, 서울 양천구와 부산·제주는 내년 상반기로 잡았다.
지하철은 손봐야 할 곳이 더 많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에서는 노선도와 교대역·남한산성입구역 안내 사인·방송, 주변지역 안내도 등 2만615개 문구를 바꿔야 한다. 서울·부산·대구 지하철의 명칭 변경 비용은 모두 12억원을 넘는다.
부산은 노선도와 3호선 거제역 역명판 등 7개 항목에 1905만원, 대구는 역명 관련 안내시설 1개에 6068만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지하철 안내시설은 명칭 변경을 일으킨 쪽이 비용을 내는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비용 부담 주체부터 정해야 한다. 협의가 끝나야 예산을 확보할 수 있어 완료 시점을 정하지 못한 곳도 있다.
교대역은 디지털 화면도 아직 옛 이름이다. 승강장 안전문 쪽 전광판은 ‘교대(법원,검찰청)’을 띄우고 있었다. 역명판에는 스티커가 붙었지만, 화면에는 새 이름이 반영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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