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동의 거쳐 새 협약 체결
물동량 확보·수출 확대 추진
“道·선사 간 권리·책임 균형 정비”
막대한 손실보전금 지급 논란을 빚었던 제주∼중국 칭다오 국제 화물선 항로의 재정 부담을 낮추기 위해 새로운 운항 협약안이 마련됐다.
제주도는 중국 선사인 산둥원양해운그룹주식유한공사와 협의를 거쳐, 향후 2년간 재정지원 한도를 100억원 미만, 연간 지원액을 50억원 미만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새 협약안을 마련했다고 3일 밝혔다. 기존 협정에 따른 손실보전 규모는 협정 체결 당시 환율 기준으로 연간 최대 73억원, 3년간 최대 219억원이었다.
새 협약안은 재정지원 기간을 협약 체결일부터 1년까지를 1기, 1기 종료 다음 날부터 2028년 10월15일까지를 2기로 구분했다. 2기 지원 한도는 실제 협약 기간을 반영해 50억원에 2기 일수를 365일로 나눈 비율을 곱해 산정하며, 산정된 한도액 미만으로 지원하게 된다.
재정지원금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선박 운항 비용에서 화물 운송 수입을 뺀 금액을 기준으로 하되, 연간 지원액이 50억원을 넘지 않도록 상한선을 두었다. 제주도에 따르면 항차당 평균 물동량이 15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이하일 때는 연간 지원 한도인 50억원 미만이 적용되고, 이를 넘어서면 물동량 증가에 따라 지원금이 점차 줄어든다.
물동량으로 환산한 손익분기점은 연간 1만1500TEU로, 현재처럼 주 1회 왕복 운항할 경우 항차당 평균 220TEU 이상을 운송해야 한다. 이 수준에 도달하면 화물 운송 수입으로 선박 운항 비용을 충당할 수 있어 제주도의 재정지원금은 0원이 된다.
또한 위약금과 운항 중단 관련 규정에 상호주의 원칙을 반영해 제주도와 선사 간 권리와 책임을 균형 있게 조정했다.
제주도는 그동안 새 협약안 마련을 위해 중국 선사와 산둥성 관계자들과 협의를 이어왔으며, 산둥성 당서기에게 협조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도는 지난주 지방재정투자심사를 받은 데 이어, 도의회 동의 등 필요한 행정절차를 거쳐 새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존 협정의 행정절차 미이행에 따른 지방교부세 감액 등 재정상 불이익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10월 물동량 손익분기점 220TEU의 25%
제주도는 재정지원 조건 개선과 함께 안정적인 물동량 확보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도가 집계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0월28일까지 52차례의 운항 실적을 보면 총 물동량은 1352TEU로, 항차당 평균 26TEU에 그쳤다. 최근 항차당 평균 물동량은 지난 8월 21.3TEU에서 9월 36.8TEU, 10월 54.7TEU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물동량은 손익분기점인 220TEU의 약 25% 수준이다.
도는 기업, 물류업체, 관계기관 등이 참여하는 실무협의체를 운영해 소량화물 운송과 통관·검역 과정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앞으로 항로를 이용해 직접 수출입하는 기업에 물류비 지원금을 지급하고, 각종 지원사업 선정 시 항로 이용 기업에 가점을 부여할 계획이다. 또 제주연구원의 2027년 정책과제를 활용해 내년 1분기까지 실현 가능한 물동량 목표를 수립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내년 산둥성과 교류 협력을 확대하고, 칭다오·쯔보 무역박람회 참가, 칭다오 맥주축제 제주 맥주 판매장 운영 등을 추진해 제주 상품의 중국 판로를 넓힐 방침이다.
위성곤 지사는 “제주∼칭다오 항로가 당초 예상한 물동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기존 협정의 행정절차에도 미흡한 점이 있어 이를 개선하고자 새 협약을 추진하게 됐다”며 “도의회에도 협약안의 취지를 충분히 설명해 동의를 얻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는 안정적인 물동량 확보와 기업의 항로 이용 확대에 집중하겠다”며 “재정 투입과 운영 실적을 지속해서 점검하고 제주 기업의 수출입 확대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책임 있게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2025년 10월 항로 개설 후 中선사에 손실보전금 76억 지급
제주∼칭다오 정기 화물선은 2025년 10월16일 제주항과 중국 칭다오항을 잇는 국제 컨테이너 정기항로로 첫 취항했다. 제주도는 당초 중국 선사와 협약을 맺고 항로가 안정될 때까지 선박 운항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으나, 실제 물동량이 예상에 크게 못 미치면서 막대한 손실보전금 지급과 중앙투자심사 미이행 등 절차적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항로 개설 이후 올해 11월3일까지 지급된 손실보전금은 총 76억2000만원이다. 다만, 선박 임대료는 3개월 치를 미리 지급하고 운항 비용은 매달 정산하는 방식이어서 이 금액이 곧바로 1년간의 최종 손실액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위 지사는 지난 9월 도의회 도정질문에서 “물동량 관련 예측 자체가 대단히 실패했다”며 도민에게 공식 사과하고, 중국 선사와 협약 개정을 추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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