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대통령 탄생하면 독일 역사상 ‘최초’
독일이 역사상 최초로 여성 대통령을 갖게 될 전망이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독일에서 대통령은 실권 없는 의례적·상징적 국가원수일 뿐이다. 그래도 2차대전 패전 이후인 1949년 독일연방공화국(당시 서독)이 출범한 뒤 배출된 역대 대통령 12명이 모두 남성이란 점에서 여성 대통령 탄생은 나름 의미가 크다.
2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날 그가 대표로 있는 기독민주당(CDU) 지도부 회의에서 “독일의 차기 대통령은 반드시 여성이 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중앙 정치 무대에서 오래 활동한 여성을 새 대통령 후보로 당원들께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독일은 보수 성향의 CDU와 그 자매 정당인 기독사회당(CSU), 그리고 진보 성향의 사회민주당(SPD)이 연립정부를 꾸리고 있으며 셋 중 CDU의 의석 수가 가장 많다.
SPD 출신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71) 현 대통령의 임기는 오는 2027년 3월18일 끝난다. 후임자는 그에 앞서 1월 연방의회 하원의원과 16개 주(州) 대표들로 구성된 선거인단에 의해 선출된다.
독일에서 누구에게 대통령직을 맡길 것인가는 연정을 구성한 정당들 간의 타협으로 정해진다. 자연히 연립여당들 중에서 총리를 배출한 제1당 지도자의 입김이 가장 크다. CDU 대표를 겸하는 메르츠 총리의 의중이 매우 중요하는 뜻이다.
현재 CDU 소속의 율리아 클뢰크너(54) 연방 하원의장, 카린 프리엔(61) 교육부 장관,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64) 전 국방부 장관 등 여성 정치인들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CSU 대표인 마르쿠스 죄더 바이에른주 총리는 오래전부터 같은 CSU 소속인 일제 아이그너(62) 바이에른 주의회 의장을 대통령 후보로 적극 추천해왔다. 하지만 메르츠 총리는 “연정을 형성한 정당들 중 가장 큰 CDU에 대통령 후보 지명권이 있다”는 입장이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독일과 유럽연합(EU)을 넘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68) EU 집행위원장의 이름을 거론하기도 한다. 그런데 지난 2024년 11월 5년 임기의 EU 위원장으로 재선출된 폰데어라이엔은 오는 2029년 11월까지 EU를 이끌어야 하는 처지다. 그가 독일 대통령이 되기 위해 EU 위원장 자리를 내던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혹자는 독일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로 2005년부터 2021년까지 무려 16년간 권좌를 지킨 앙겔라 메르켈(72) 전 총리야말로 가장 유력한 여성 대통령 후보 아닌가, 반문할 수 있겠다. 다만 독일에서 총리를 지낸 이가 대통령에 오른 전례는 없다. 전후 초대 총리로 명성이 드높았던 콘라트 아데나워(1949∼1963년 재임)가 총리를 그만두고 대통령이 되려는 의욕을 드러낸 바 있으나 불발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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