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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여야, 중의원 역대 최대 31석 감축 합의…우리도 정치개혁 시동을 [논설실의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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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치개혁’ 열망 민의에 기득권 포기
우리도 ‘국회의원 줄여야’ 정치불신 비등
특권 내려놓고 ‘일 잘하는 국회’ 만들길

일본 중의원(하원) 의석수가 현 465석에서 434석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9일 여권인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야당인 국민민주당이 중의원 중 비례대표 31석을 줄이는 내용의 선거제 개혁안에 공식 합의했다. 이들 3당이 조만간 발의할 관련 법안은 12월12일까지 예정된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가 유력하다. 저출산 등으로 인구가 줄어 지방자치단체 등 행정조직은 통폐합되는데도 의원 수만 유지되는 데 대한 곱지 않은 여론이 이번 역대 최대 규모의 감축 추진 배경으로 꼽힌다. 중의원 수는 1986년 512석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가 이후 꾸준히 줄어들었는데,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민의에 밀려 기득권을 내려놓은 결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외환위기를 겪으며 정치개혁 및 예산 절감 여론이 비등하자 2000년 16대 총선 때 국회의원 정원이 299명에서 273명으로 줄어든 바 있다. 그러나 4년 후 300석 체제로 원상회복돼 오늘날에 이르렀다. 일각에선 의원 1인당 인구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많은 만큼 외려 증원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선 ‘줄여야 한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만큼 정치불신이 높다는 방증이다. 2019년 11월 이후 지난 8월까지 82개월 연속 인구 자연감소가 거듭되고 있는 만큼 이런 추세에 맞춰 의원 정원을 손봐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한때 불붙었던 국회의원 정원 감축 등 정치개혁 화두는 이제는 쏙 들어간 형편이라 안타깝다.

 

우리 국회가 ‘고비용 저효율’의 대명사라는 불명예를 씻기 위해서는 의원들 스스로 특권부터 내려놔야 할 것이다. 불체포·면책 특권 등 헌법상 보장된 특권뿐 아니라 10명 가까운 보좌진과 대형 차량, 억대 연봉, 각종 지원과 혜택 등 200개가 넘는 특혜를 누리고, 임기 4년간 1인당 약 예산 34억원(2023년 기준)을 지원받는다. 그럼에도 당리당략에 기대 기득권을 지키려고 정쟁만 일삼으니 정원을 줄여야 한다는 비판이 빗발치는 것 아니겠는가.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분출할 때마다 국회의원들은 각종 특권과 특혜를 내려놓겠다고 약속했지만 제대로 지킨 적은 있는지 기억조차 없다.

 

다만 의원 수 줄이기가 정치개혁의 궁극적인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정치 신인과 소수당의 진입장벽을 더 높이고, 현역 의원의 기득권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귀담아들어야 할 것이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과도한 의원 특권과 거수기·정쟁꾼 양성소로 전락한 비례대표, 양당 대립을 부추기는 소선거구제, ‘계파 공천’ ‘돈 공천’ 논란이 큰 공천제도 등 다른 정치개혁 과제와 함께 의원 정수 감축 해법을 도출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결국 정치개혁의 방점은 ‘일 잘하는 의회’를 만드는 데 찍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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