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고교 교사 93.3%, 학생 AI 과의존 우려
서울 지역 교사와 시민 2600여명이 초등학교 수업에서 학생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중·고등학교 수업에서도 사용을 제한할 것을 교육당국에 촉구했다.
30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는 ‘무분별한 AI 활용 교육 아웃(OUT) 교사·시민 선언문’을 발표하고 무분별한 AI 활용 교육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언에는 서울 지역 교사 1458명과 시민 1204명 등 모두 2662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AI는 편리한 도구이지만, 동시에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상품이며 의존과 중독을 유발할 가능성, 부정확한 정보와 혐오·차별·성적 콘텐츠에 노출될 위험을 안고 있다”며 AI 활용 교육에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특히 성장과 발달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기의 어린이·청소년에게 AI를 보편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면서 “스스로 읽고 쓰고 생각하며 타인과 대화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경험을 생성형 AI에 맡길 경우, 사고의 외주화와 인지능력 위축, 자기 판단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교조는 “AI는 학생들의 정신 건강과 사회적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AI를 친구나 상담자처럼 의인화하고 과도하게 의존하면 직접 대화하고 관계를 맺으며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교조는 ‘AI 활용 교육’이 아닌 ‘AI 없는 AI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사용법이나 기술 습득이 아니라 AI를 맹신하지 않고, 인격화하지 않으며, 오류와 편향을 비판적으로 판단하는 태도”라며 “이를 위해 AI 이해·AI 윤리·AI 문해 교육을 우선하고, 연령별 발달 단계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제작·배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초등학교 수업에서 생성형 AI의 학생 사용 전면 금지 △중·고등학교 수업에서 생성형 AI의 학생 사용 제한 △AI 활용 교육 연수가 아닌 AI 교육 방향에 대한 성찰 중심으로 교사 연수 전환 △‘AI·디지털기기 쉼표 학교’를 운영 및 AI의 교육적 효과 연구 등을 요구했다.
홍순희 전교조 서울지부장은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기술 도입의 속도보다 학생의 성장과 발달, 교사의 전문성과 교육적 판단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AI 활용교육 확대를 멈추고, 어린이·청소년 발달 단계에 맞는 AI 교육 가이드라인과 ‘AI·디지털기기 쉼표 학교’ 운영 등 신중한 정책 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교육계에서는 생성형 AI 활용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이 지난 1월 공개한 ‘생성형 AI의 교육적 활용 실태 및 요구 조사 연구’ 보고서를 보면 교사 10명 중 9명은 학생들이 AI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과제를 표절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서울 지역 중·고등학교 교사 33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학생들의 AI 과의존을 우려한 응답은 93.3%에 달했다.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비판 없이 수용할 가능성을 걱정한 교사는 92.6%였으며, 편향된 정보 수용과 과제 표절을 우려한 교사는 각각 92.4%였다.
반면 학생들에게 생성형 AI에 관해 교육한 경험이 없는 교사는 52.4%(1752명)였다. 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이유로는 ‘다른 교육으로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37.7%)가 가장 많았고, ‘생성형 AI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22.8%), ‘가르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12.2%)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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