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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韓·美 … 소통 창구가 안 보인다 [뉴스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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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욱·배주현·이우중·배민영·장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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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 불신’ 우려 갈수록 확산

北정보 공유제한·비자 거부 등
주요 현안 놓고 갈등 속출 양상
외교라인 어려움 호소 많지만
정부는 “문제없다” 위기론 부인

전문가들 “한·미 외교 핫라인 강화해야”
“현안 마찰·동맹관계 분리” 지적도
정치권선 ‘진성준 비자 거부’ 공방
野 “美 불만 표현”… 與 “시정 필요”

한·미 간 외교·안보·경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시각차가 두드러지면서 갈등 양상이 뚜렷해진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문제없다”는 입장이지만, 현안 시각차가 동맹 관계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태극기와 성조기. 뉴시스
태극기와 성조기. 뉴시스

29일 외교가에 따르면, 한·미 외교 라인 등에서 양국 관계의 어려움이 여과 없이 드러나고 있다.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는 지난 21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오찬 간담회에서 “한·미가 겪고 있는 것은 일종의 터뷸런스(난기류)”라고 말했다. 강경화 주미대사도 지난 12일(현지시간) 국정감사에서 백악관과의 고위급 협의를 두고 “저도 좀 답답한 정도로 제가 하고 싶은 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간에는 쿠팡 문제와 더불어 △지난 2월 주한미군 전투기 서해 훈련을 둘러싼 논란 △3월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북한 구성 핵시설’ 발언을 계기로 불거진 대북 정보공유 제한 △6월 북한 해킹 위협 대응을 위한 한·미·일 사이버 위협 대응 실무그룹에서 국가정보원 배제 △8월 한·미 연합 을지 자유의 방패(UFS) 훈련 축소 등의 논란이 이어졌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논의가 진전되면 양국 간 갈등도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미국 측의 불만 표출은 여전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직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과 국회 국방위원장인 진성준 의원의 미국 비자 발급 거부까지 더해졌다. ‘동맹 위기론’이 불거지는 대목이다.

이종석 국정원장이 29일 오전 국가정보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의 국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종석 국정원장이 29일 오전 국가정보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의 국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조건 충족을 둘러싼 한·미 간 시각차는 새로운 문제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을 안고 있다. 한·미는 전날 강신철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 장관의 양자회담에서 연내 개최를 추진하던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내년 초로 미루기로 했다. 대신 12월 미국 워싱턴에서 국방장관 회담을 열어 주요 쟁점을 먼저 협의하기로 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군사 당국의 평가를 토대로 국방장관이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는 ‘하향식(톱다운)’ 접근으로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사적 차원에서의 이견을 해소하지 않으면, 톱다운 방식도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소통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김태형 숭실대 교수는 “양국 비서실장 간 핫라인, 혹은 위트코프 특사의 카운터파트 신설 등을 통해 실무선에서 풀리지 않는 긴급 현안을 신속히 조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는 “현재 한·미 전략적 이해관계가 근본적으로 달라졌거나 어느 한쪽이 동맹 관계를 거부하려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개별 현안이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하지 못해 동맹 자체가 훼손되거나 감정적 대립으로 번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28일 필리핀 세부에서 열린 제13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를 계기로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28일 필리핀 세부에서 열린 제13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를 계기로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정부 “한·미 관계 문제없다”

 

정부는 ‘동맹 위기론’을 부인하고 있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서울 국정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국의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 핵시설 관련 발언 이후 미국의 대북 정보공유가 일부 제한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정 장관의 구성 관련 발언 등으로 일부 정보가 제한되나, 그 이외의 정보 제한은 전혀 없다”고 답변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민주당 윤건영·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전했다.

 

유 의원은 제한된 정보에 대해 미국이 제공하는 위성 영상정보 중 극히 좁은 범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우리가 가진 정찰자산으로 충분히 보충된다”며 “국민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로 답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오후 추가 질의에서도 미국과 정보·방첩 분야에서 크게 충돌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정보는 일방적으로 주고받는 게 아니라 상호 교류하는 것”이라며 한국이 제공하는 정보도 질과 양에서 미국에 뒤지지 않는다는 취지의 국정원 설명을 전했다. 진 위원장과 정 전 대표 등의 미국 비자 발급 보류에 대해서도 이 원장은 “미국 정책상 입국 절차가 까다로워 그런 것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29일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 화면에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합참은 이날 “12시 30분경 북한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 발을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연합
29일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 화면에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합참은 이날 “12시 30분경 북한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 발을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연합

◆정치권, 美 비자 문제로 공방

 

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에 이어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도 미국 비자 발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여야는 한·미 동맹에 미칠 파장을 놓고 충돌했다. 민주당 홍기원 의원은 29일 “미국 비자담당 영사의 실무적인 일 처리에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한·미 관계에도 국익에도 보탬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정부 차원의 문제 제기를 주문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미 동맹에 경고등을 켠 안보 참사”라며 정부·여당의 안보관을 비판하고 진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한편 북한은 이날 낮 12시30분쯤 강원 원산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10여 발을 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북한 미사일은 약 250㎞를 비행했으며, 군 당국은 북한이 600㎜ 초대형방사포와 다른 종류의 방사포를 함께 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밀분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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