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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관계성 범죄와 전쟁 선포하더니… 되레 지원 예산 삭감한 정부 [심층기획-가장 가까운 가해자, 관계성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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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민·소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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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피해자 지원 국비 19억 감액
보호시설 운영비 26%나 줄어들어
성평등부 “국고 보조율만 낮아져”
일각선 “지자체에 책임 떠넘기나”

정부가 관계성 범죄에 전쟁을 선포한다는 각오로 대응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내년도 가정폭력·스토킹 방지 및 피해자 지원 사업은 올해 대비 뒷걸음질 친 것으로 확인됐다. 30년 만에 국고 보조율이 대폭 조정돼 현장의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29일 성평등가족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7년 성평등부 예산안을 보면 ‘가정폭력·스토킹 방지 및 피해자 지원’ 사업은 443억2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9억4000만원(4.2%) 감액됐다. 세부 항목별로 가정폭력피해자 보호시설 운영에 105억5500만원(-26.0%), 치료회복 프로그램 및 의료비 지원에 12억9800만원(-30.0%), 폭력피해자 주거지원 운영에 12억1000만원(-9.8%)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크게 줄어든 규모로 편성됐다.

 

여성긴급전화 1366센터 운영(+6.7%), 가정폭력 상담소 및 통합상담소 운영(+9.0%), 폭력피해자 무료법률지원(+10.0%), 스토킹·교제폭력 피해자 지원(+5.8%)은 늘었지만, 보호·치료·주거 부문 감액으로 현장에서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최유연 한국여성의전화 가정폭력피해자 보호시설 시설장은 “긴급피난처나 보호시설 환경이 너무 열악한데 내년도 예산을 보면 환경 개선 의지가 없는 상태로 보인다”며 “지자체에 부담을 넘긴 점도 예산 집행 의지가 의심스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성평등부는 관계성 범죄 지원 사업이 축소되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예산이 줄어든 건 국고 보조율을 낮춘 결과이고, 지자체가 부담하는 비중을 늘렸다는 것이다. 일례로 서울시는 가정폭력 지원 센터 등 지원 사업에서 중앙정부와 재원을 1998년 사업 시작 때부터 5대 5로 부담해왔다. 내년부터는 이 비중이 7대 3으로 조정된다. 나머지 지방정부는 기존 3대 7 비중이 내년부터 5대 5로 높아진다. 

 

지자체들은 국고 보조율 감소로 신규 시설 설치 여력은 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도 관계자는 “여타 지자체들도 성평등부와 협의할 때 강력하게 반대한 것으로 안다”며 “결국 통보식이었고, 이제 시설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예산 확보는 했으나 국비 축소로 부담이 많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서울은 지역 특성상 월세 등 임대료도 높아서 시설 운영 예산이 더 늘고, 추가로 개설하려면 국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예산 사정이 안 좋은 지역은 사업을 확대할 여력이 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충남도 관계자도 “정해진 예산 안에서 사업을 하려다 보니 시설이나 환경 개선을 하긴 어렵다”며 “인력도 3교대로 돌아가는 전화 상담의 경우 전문 인력을 구하면 좋은데 임금 수준을 맞추기 어려워 안에서 경력을 쌓게 하는 수밖에 없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가정폭력 피해 지원 사업의 특수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성평등부는 사업이 30년간 지속하면서 지자체의 책임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지자체 설명은 다르다. 

 

경기도 관계자는 “가정폭력 피해자가 경기도민이면, 보통 시설 이용은 타 시도로 많이 한다”며 “보복의 위험도 있고, 피해가 발생한 지역에 계속 있길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도민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중앙정부 차원의 재원이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센터 관계자들도 우려를 털어놓는다. 최 시설장은 “지자체가 예산을 마련해 당장 펑크 나는 일은 없더라도 적극적으로 집행하지 않을 수 있지 않냐”며 “정책 홍보 예산은 애초에 반영되지도 않아 홍보 및 캠페인이 국가 책무라는 점을 잊은 듯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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