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음악에 세 차례 2인무 백미
쇼팽의 피아노 선율을 타고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이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우면서도 어려운 2인무를 이어간다. 사랑을 잃은 아르망이 끝내 아버지를 끌어안는 결말에선 객석도 함께 회한에 젖는다. 철부지 귀공자와 화류계 여성의 통속적인 사랑 이야기가 한없이 슬픈 드라마 발레로 다시 태어난다.
지난해 한국 초연에서 드라마 발레의 정수를 보여준 국립발레단 ‘카멜리아 레이디’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국립발레단은 11월 10∼15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존 노이마이어 안무 ‘카멜리아 레이디’를 7차례 공연한다고 29일 밝혔다.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의 소설 ‘춘희’가 원작인 이 작품은 노이마이어가 1978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서 초연했다. 노이마이어는 줄거리를 시간 순서대로 따라가지 않는다. 막이 오르면 마르그리트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그의 유품이 경매에 부쳐진 저택으로 아르망이 뛰어든다. 아르망이 유품 가운데 소설 ‘마농 레스코’를 끌어안고 오열하며 기억을 되짚으면서 무대는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눈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르망의 회상과 마르그리트의 일기, 극중극으로 끼워 넣은 발레 ‘마농 레스코’가 겹치며 시간과 공간이 교차한다. 사랑과 사치 사이에서 흔들리다 비극적 최후를 맞는 마농은 마르그리트의 운명을 미리 비추는 거울이다.
쇼팽 음악으로만 짜인 무대의 백미는 세 차례의 파드되(2인무)다. 마르그리트의 드레스 색에 따라 퍼플·화이트·블랙 파드되로 불린다. 연주는 마르쿠스 레티넨이 지휘하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미할 비할크·박종화가 맡는다.
올해는 세 쌍의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이 무대에 선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국립발레단이 객원 주역으로 초청한 알리나 코조카루다. 루마니아 출신인 코조카루는 2001년 영국 로열발레단 수석무용수에 올랐다. 노이마이어가 그를 위해 만든 전막 발레 ‘릴리옴’으로 2012년 브누아 드 라 당스를 받으며 발레리나로는 처음 이 상을 두 번 받은 기록을 세웠다. 상대역 아르망은 국립발레단 신예 양준영이 맡는다. 지난해 초연에서 호흡을 맞춘 한나래·곽동현은 12일과 14일 저녁 공연에서 한층 깊어진 서사 연기를 선보인다. 지난해 개막공연에서 조연재와 함께 주역을 맡았던 변성완은 정은지와 새 짝을 이뤄 11일과 14일 낮 공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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