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내 착공∙이르면 2033년 입주…보상·이주 등 변수
서울 공급 빠졌다?...홍지선 “서울시와 추가 공급 협의”
정부가 서울과 인접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면서까지 10만호 이상의 신규택지 공급계획을 발표하면서 8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가격이 안정될지 주목된다. 실제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 집값을 안정시키기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무주택 실수요자의 추격매수 심리를 완화하는 데는 일정 부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토지보상과 주민 협의 등에 따른 공급 지연 우려가 있는 만큼 서울 내 공급 확대와 전월세 안정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신규 수도권 택지지구는 경기 김포·구리·하남·고양·의정부시 등 6곳으로 총 7만6700호가 공급된다. 앞서 발표한 3곳의 2만7200호를 포함하면 총 10만3900호다. 이번에 추가된 후보지는 모두 서울 경계에서 약 5㎞ 이내에 위치해 서울의 주택 수요를 분산할 수 있는 입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서울 인접 지역에 대규모 공급계획을 제시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당장 서울 집값을 안정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우량입지의 공급 일정이 제시된 만큼 무주택 실수요자의 조급한 추격매수를 완화하는 심리적 안정 효과는 일부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10만4000호가 당장 시장에 나오는 물량이 아니다”라며 “이번 대책이 단기적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나 전·월세 가격을 즉각 안정시키기보다는 중장기 공급 부족 우려와 기대심리를 완화하는 효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 공급계획이 목표대로 차질 없이 진행될지 여부다. 신규택지는 지구 지정과 토지보상, 기반시설 조성, 주택 인허가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정부는 기존 68개월 이상 걸리던 행정절차를 최단 37개월로 단축해 2030년 내 착공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이르면 2033년 최초 입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국토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7만6700호 가운데 2030년까지 실제 착공할 물량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공급 속도는 보상 못지않게 이주대책이 중요하다”며 “보상과 이주를 동시에 진행해야 속도가 난다. 아파트 짓기는 뚝딱 나오는 즉석떡볶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진유 경기대 교수(도시경제학)는 “주민 반발이 큰 경우 사업이 장기간 지연돼 주택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변수를 제시했다. 홍지선 국토부 장관은 “지방정부와 최대한 협력해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역별 공급 물량의 편중도 과제로 지적된다. 이번에 추가 발표된 6곳은 모두 경기도에 위치해 서울 내 신규택지는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특히 김포아라에만 전체 추가 공급 물량의 약 48%인 3만7000호가 집중됐다. 구리건원과 하남미사 K-컬처, 하남감일2 등 서울 동부권과 인접한 지역에도 상당한 물량이 배정됐다. 조영광 대우건설 부동산 빅데이터 연구원은 “의정부·남양주·광주까지 수도권 동쪽에 주로 분포한다”며 “그렇지 않아도 서측보다 동측의 개발 쏠림이 심한데, 고르게 안분하지 않으면 지역 편차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 장관은 서울 내 신규택지가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지방정부와 협의가 된 후보지부터 먼저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용산 미군기지 반환부지는 입법화와 공론화가 필요해 시간이 걸리는 부분”이라며 “이를 논외로 하고 서울시와 단기간에 협력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서울시에서 답이 올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공급대책의 성패는 발표한 물량을 얼마나 신속하게 실제 착공과 입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신규택지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동시에 서울 내 공급과 전월세 대책을 병행해야 수도권 주택시장의 실질적인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조 연구원은 “2030년 내 착공 목표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 정책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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