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국가 배상 소송 “조직적 업무상 과실”
실종신고를 임의로 종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경찰관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제주지법 형사3단독(김희진 부장판사)은 28일 공전자기록등 위작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전직 경찰관 부모(34)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부씨는 제주서부경찰서 실종수사팀에 근무하던 당시 각각 5월15일 30대 여성 장모씨와 7월2일 60대 박모씨에 대한 실종신고를 전파받고도, 실제 실종자와 연락한 것처럼 112신고처리시스템 및 실종아동 등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허위 내용을 입력해 사건을 임의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실종자 소재 파악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상급자 보고용 내부 보고서에도 허위 내용을 기재해 초동 조치와 추적 수사를 방해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조사 결과 부씨는 두 실종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음에도 112신고처리시스템에 ‘실종자와 연락됐으나 신고자에게 알리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허위 입력했다. 이어 프로파일링 시스템에는 장 씨의 경우 ‘교통사고 사망’, 박씨는 ‘소재 발견’ 등 신고가 곧바로 종결·삭제되는 사유를 각각 입력해 해제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제주공소청은 직무유기 기간을 실종신고 허위 해제 시점부터 각 실종자 발견 시점까지로 특정하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추가하는 등 두 차례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을 냈으며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부씨 측 변호인은 의견서를 통해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과중한 업무로 인한 부담감 때문에 안일한 생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됐으며, 악의적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피고인의 잘못이지만 경찰 업무 절차의 구조적 미비함이 있었던 점, 다수의 표창을 받으며 성실히 근무해 온 초범인 점, 이미 파면 처분으로 사회적 제재를 받은 점, 유사 사건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선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부씨 역시 반성문을 통해 “피해자와 유족에게 죄송하다. 파면 처분으로 고등학교 시절부터 꿈이었던 경찰을 더는 할 수 없게 돼 부모님과 아내에게도 미안하다”는 심경을 전했다.
한편, 검사는 이날 기소된 내용 외에도 경찰이 수사 중인 부씨의 추가 범행에 대해 이번 주 중 송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경찰청은 부씨가 실종팀 근무 기간 종결한 사건 전수조사를 통해 파악된 허위 종결, 실종 프로파일링 관리목록 삭제 등 25건의 부적절한 사례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피해자 유족 측은 개인의 일탈을 넘어 경찰 조직의 관리 부실이 피해를 키웠다며 국가 배상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피해자 유족 측 한주현 변호사는 “국가배상 소송에선 부씨 개인의 일탈에서 떠나서 조직적으로 이 부분을 체크해 보지 못한 업무상 과실도 분명히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7일 다시 재판을 열고 추가 기소 사건 등을 병합해 심리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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