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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소나루 美行… 트럼프 입국 허용에 美·브라질 갈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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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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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 이후 돌연 도피성 출국
캠프 측도 예상 못한 행동에 당혹
여권 무효화에도 마이애미로 입국
美, 보우소나루 가족까지 비자 방침
룰라 “뭔가 숨길 게 있다는 것” 비판

브라질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게 예상 밖 역전패를 당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돌연 미국으로 떠났다. 법원의 여권 반환 명령을 어기고 출국한 그의 입국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곧바로 허용하며 미국·브라질 간 외교 갈등으로 번질 조짐이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브라질 상원의원. AFP연합뉴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브라질 상원의원. AFP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은 이날 브라질을 떠나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를 통해 미국에 입국했다. 공항에는 미국에 머무는 동생 에두아르두가 나와 그를 맞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두아르두는 지난해부터 미국에 머물며 쿠데타 모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부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구명 활동을 벌여왔다. 브라질 언론 일각에선 보우소나루 의원이 미국에 망명을 신청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실제 신청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브라질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의원은 브라질 당국의 여권 취소 조치로 공식 출국 절차를 거치지 않고 브라질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5일 결선투표에서 패한 이튿날 자금세탁 의혹 수사와 관련해 24시간 안에 여권을 제출하라는 대법원 명령을 받았다. 대법원은 도주 우려와 막대한 재력을 명령 사유로 들었다. 그가 명령을 이행하지 않자 여권은 무효화됐다. 당초 “나라를 떠날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며 여권을 제출하고 수사에 응하겠다던 그는 하루 만에 입장을 뒤집었다. 그의 전격적인 미국행은 야당 및 선거캠프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 캠프 관계자는 “어제만 해도 (보우소나루 의원과) 야권 지도자로서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얘기를 나눴는데 놀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문제로 브라질 내부 정치 문제가 외교적 갈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CNN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의원의 미 입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허용했다. 미 국무부도 보우소나루 의원과 가족에게 비자를 발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룰라 81번째 생일 브라질 대선에서 승리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브라질리아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자신의 81번째 생일 축하 행사에서 촛불을 끄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선 패배 직후 미국으로 떠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을 비판했다. 브라질리아=로이터연합뉴스
룰라 81번째 생일 브라질 대선에서 승리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브라질리아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자신의 81번째 생일 축하 행사에서 촛불을 끄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선 패배 직후 미국으로 떠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을 비판했다. 브라질리아=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문제로 거세게 대립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브라질에 50%에 달하는 상호관세를 통보하며 서한에 “전임 브라질 대통령이 기소된 것은 국제적인 불명예”라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쿠데타 모의 혐의로 기소된 사실을 거론한 것이다. 자신과 각별한 관계인 극우 정치인의 구명을 위해 관세까지 동원했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룰라 대통령도 “우리는 주권국가다. 우리는 어떤 자들로부터도 내정간섭이나 지도를 받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법원에서 27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브라질에서 가택 연금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 국면에서도 출마 자격을 잃은 아버지의 정치적 대리인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보우소나루 의원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룰라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도 미국이 보우소나루 일가의 재집권을 지원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선투표 직후인 26일 브라질 대선에 관한 질문에 “나는 어느 편도 들지 않았지만, 또 하나의 조작된 선거처럼 보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대선 결과에 대해 어떤 조처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난 브라질을 통치하는 게 아니다. 미국을 통치한다”며 한발 물러섰다.

룰라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의원의 미국행 소식에 즉각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이날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자신의 81번째 생일 행사에서 “몰래 자기 나라를 빠져나가는 사람은 뭔가 숨길 게 있다는 것”이라며 “수치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이것이 바로 보우소나루 가족의 현실”이라면서 “브라질은 그들에게 제2의 고향이고, 제1의 고향은 미국”이라고 비판했다. 보우소나루 의원의 입국을 허용한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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