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레오 14세(사진)가 전 세계에서 종교를 명분으로 전쟁을 정당화하는 행위를 거듭 비판했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이탈리아 아시시에서 열린 종교 지도자 모임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성전이란 것은 없다”며 “오직 평화만이 신성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날 행사를 직접 주재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13일 폐암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라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모임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6년 소집한 종교 간 평화회의 4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로, 세라 멀랠리 캔터베리 대주교를 비롯해 이슬람·불교 지도자와 다른 기독교 교파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교황은 메시지에서 “국제 정치의 수단으로서 전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우려스러운 현상”과 지도자들이 이를 종교적으로 정당화하는 행위를 규탄했다. 그는 이어 “전쟁은 결코 하나님의 이름으로 수행될 수 없다”며 “우리는 더 많은 전쟁을 준비할 것이 아니라, 모든 곳에서 평화를 재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교황은 특정 국가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전쟁에 종교적 명분을 부여하는 사례는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정교회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악에 빠진 서구’에 맞서는 ‘성전’으로 정당화해 왔다. 이란 전쟁에서도 모든 당사자의 지도자들이 종교를 내세웠다. 미국에서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기독교 신앙을 내세워 이란 전쟁을 기독교 국가가 군사력으로 적을 물리치는 싸움으로 묘사했다.
교황은 종교를 전쟁의 명분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 왔다. 지난 5월 교황의 공식 가르침을 담은 문서인 회칙 ‘마니피카 후마니타스’(고귀한 인류)를 통해 종교의 이름으로 싸우는 건 “종교 그 자체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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