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화해를 넘어 세계시민의 평화 의식을 일깨우는 추모의 자리가 마련됐다.
겨레얼살리기국민운동본부(이사장 정천기)는 일본 교토지부 주관,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28일 교토 이비총(耳鼻塚·현지명 미미즈카)에서 ‘제19회 겨레얼살리기 이비총 위령제’를 봉행했다. 궂은 날씨임에도 한국 민족종교 지도자와 재일동포, 외교 당국자 등 150여 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평화를 기원했다.
이비총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왜군이 전공을 증명한다며 조선인들의 귀와 코를 베어 일본으로 가져와 묻은 곳이다. 그 아픈 역사의 현장인 이비총 앞에는 술과 과일을 올린 제상이 정성껏 차려졌다. 겨레얼본부는 2007년부터 한국의 전통 제례법에 따라 위령제를 올려왔다. 내년에는 위령제 봉행 20년, 이비총 조성 430년을 맞는다.
이날 위령제는 분향·헌화·참신례에 이어 정천기 이사장의 초헌, 김경곤 갱정유도 북방지역장의 독축, 이영채 주오사카 대한민국 총영사의 아헌, 재일동포 관계자들의 종헌 등으로 진행됐다. 혜광 스님의 추모 염불과 청년국악단체 ‘국악LAB 한양팔도’의 진도씻김굿도 이어졌다.
이날 수학여행으로 일본을 찾은 충남 당진 서야중학교 학생 30명에 이어 논산 연무초등학교 학생 20여 명도 참배했다. 이비총은 자라나는 세대가 겨레의 아픔을 되새기고 평화의 소중함을 배우는 자리이기도 했다.
겨레얼본부는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을 지낸 고 한양원 회장이 2003년 설립한 비영리 공익단체다. 홍익인간과 상생·평화의 정신을 바탕으로 겨레의 얼과 정신문화의 가치를 국내외에 전해왔다.
정 이사장은 “이곳 교토 이비총이 참혹한 전쟁의 상흔을 넘어, 영원한 평화와 인간 존엄을 일깨우는 상징으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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