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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금융 성적 따져 출연금 차등… 은행 줄 세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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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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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평가체계 도입안 발표

17개 은행 대상… 2027년 제2 금융도
서민금융 공급 등 매년 등급 매겨
평가 결과 따라 출연금 20% 가감
우수·양호 등급 과징금 일부 감면
2027년 첫 평가엔 상위 30%만 발표

순위 경쟁에 기업 이익 훼손 우려
부실 위험 경감 대책 마련 요구도

앞으로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서민금융 공급과 채무조정 실적이 매년 등급으로 매겨져 대외에 공개된다. 평가 결과에 따라 법정 출연금을 최대 20%까지 깎아주거나 더 물리는 유인책도 작동한다. 다만 지배구조까지 평가해 등급을 매기고 금전적 상벌을 부과하는 방식이어서 사실상 ‘은행 줄 세우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금융위원회는 7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 도입방안’ 등을 발표했다. 5대 금융지주가 정부 기조에 맞춰 올해 상반기 11조원 이상을 공급하는 등 계획을 이행 중이지만, 여전히 포용금융을 비용으로 인식하는 문화가 강해 이를 경영체계에 내재화하겠다는 취지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캠코양재타워에서 열린 포용적 금융 대전환 제7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캠코양재타워에서 열린 포용적 금융 대전환 제7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4등급 평가해 출연금 차등

 

평가 대상은 17개 국내 은행이다. 자산 규모와 영업 형태에 따른 유불리를 막기 위해 대형은행 6곳, 중소형은행 8곳, 인터넷은행 3곳 3개 군으로 나눠 상대평가를 실시한다. 매년 전년도 실적을 평가해 이듬해 3월 결과를 발표하고 내년부터는 제2금융권으로도 대상을 넓힌다.

 

평가지표는 △자금공급(35%) △채무조정(35%) △지배구조(10%) △사회적배려(10%) △비금융서비스(10%) 등 5개 부문으로 구성됐다. 자금 공급과 채무조정 부문에서는 은행이 자체 재원을 투입해야 하는 새희망홀씨 대출(12.5%)과 직원이 직접 차주를 안내하고 설득해야 하는 자체 채무조정(13%)에 가장 높은 배점을 뒀다. 오유정 금융위 서민금융과장은 “자체 재원이 투입되거나 직원이 직접 채무자에게 설명하고 안내해야 하는 등 금융사가 수행하기 어렵고 노력이 많이 필요한 영역에 가중치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공급 규모뿐만 아니라 금리 수준이나 원리금 감면 폭, 채무조정 후 상환 유지율 같은 질적 측면도 함께 살핀다. 전담 조직 설치나 핵심성과지표(KPI) 반영 여부를 보는 지배구조 부문은 초기 제도의 빠른 안착을 위해 정성평가로 진행된다. 평가 결과는 군별로 S·A·B·C 4개 등급으로 나뉘어 대외 공시된다.

 

평가 등급에 따른 금전적 인센티브와 페널티도 직접 부여한다. 우수(S)·양호(A) 등급을 받은 은행은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을 최대 20% 감경받는 반면, 미흡(C) 등급은 출연금이 최대 20% 가중된다. 우수·양호 등급 은행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도 10% 이내에서 감면받을 수 있다. 일례로 지난해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출연금(350억여원)을 낸 KB국민은행을 기준으로 최대 70억원 정도가 가감될 수 있는 셈이다.

◆‘줄 세우기’ 경쟁과 건전성 부담도

 

올해 실적에 대한 내년 첫 평가는 시범운영으로 진행돼 상위 30% 우수기관만 발표하고, 출연금 차등은 2028년 평가부터 본격 적용된다. 당국은 현장 의견을 수렴해 평가지표를 지속해서 보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영업 환경과 자본 여력이 제각각인 은행들을 일괄 평가해 순위를 매기는 ‘줄 세우기’식 경쟁을 우려한다. 취약차주 지원을 늘리면서 떠안게 될 연체 위험 등을 고려하면 출연금 감경만으로는 유인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시장 상황에 맞춰 자율적으로 해오던 서민 지원을 점수화해 상대평가를 하면 자발적인 상생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며 “순위 경쟁에 내몰려 기업이 가진 기초체력 이상으로 지원 규모를 늘리면 오히려 주주가치나 기업 본연의 이익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다 생기는 부실 위험을 덜어줄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제도가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우상현 은행연합회 전무는 “포용금융이 은행 업무 전반에 자연스럽게 정착될 수 있도록 은행별 특성을 고려한 균형 잡힌 평가체계가 필요하다”며 “은행권 의견을 수렴하고 당국과 소통하며 제도 안착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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