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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마을은 이주 문제, 서리풀·염창공원은 주민 반발…서울 주택공급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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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 기자 s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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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마을 140가구 미이주
서리풀 보상·염창공원 개발 갈등

정부와 서울시가 주택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주요 사업지에서는 주민 이주와 토지 보상, 개발계획을 둘러싼 갈등이 잇따르며 사업 추진에 변수가 되고 있다. 강남구 구룡마을은 잇따른 화재로 잔여 주민 이주 문제가 부각됐고, 서초구 서리풀지구는 임대주택 비율과 토지 보상을 둘러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강서구 염창근린공원에서도 녹지 훼손을 우려한 주민들이 사업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다음날인 28일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주민들이 귀중품을 찾고 있다. 남정탁 기자
화재가 발생한 다음날인 28일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주민들이 귀중품을 찾고 있다. 남정탁 기자

29일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등에 따르면 구룡마을에서는 지난 27일 발생한 화재로 91가구 127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1월16일에도 대형 화재로 129세대 181명이 거처를 잃었다. 주민 이주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화재가 잇따르면서 이재민 주거 지원과 잔여 주민 이주가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서울시와 강남구, SH는 이재민에게 7일간 임시숙소를 제공하고 이후 공공임대주택 등을 활용한 추가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을 2년간 무상 제공하는 방안을 서울시 등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구룡마을은 1970∼1980년대 서울 동남권 개발과 서울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철거민 등이 모여 형성된 무허가 판자촌이다. 서울시는 2012년 이곳을 도시개발구역으로 처음 지정했다가 2014년 해제한 뒤 2016년 재지정해 SH를 통해 공공 주도 개발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12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개발계획 변경안이 조건부 가결된 데 이어 올해 7월 주요 공동주택 블록에 대한 통합심의도 통과했다. 이곳에는 통합공공임대 1107가구, 신혼부부 장기전세주택 ‘미리내집’ 1691가구, 공공·민간분양 941가구 등 총 3739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주민 이주를 마무리하고 하반기 주택 건설에 착수할 계획이다. 다만 기존 거주 1107가구 중 약 140가구가 여전히 이주하지 않은 상태다. 일부 주민들은 재개발 이후 분양권 지급이나 지역주택조합 설립 등을 요구하며 이주를 거부하고 있다. SH는 지난해 8월 사업구역 내 토지·물건에 대한 보상·수용 절차를 마치고 소유권을 확보했지만, 미이주 주민들을 상대로 제기한 명도소송은 진행 중이다.

 

SH 관계자는 통화에서 “명도소송 등 관련 절차를 감안해 사업 일정을 수립한 만큼 내년 하반기 착공 계획에는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서리풀은 보상 갈등, 염창공원은 개발 반대

 

구룡마을이 토지 수용을 마친 뒤에도 주민 이주 문제를 안고 있다면, 서초구 서리풀1·2지구에서는 보상 절차를 앞두고 주택공급 계획을 둘러싼 토지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서리풀지구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 약 2만가구를 공급하는 대규모 공공주택 사업지다. 정부는 전체 물량의 55%인 약 1만1000가구를 신혼부부 장기전세주택 ‘미리내집’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토지주 등으로 구성된 주민대책위원회는 별도 공공임대 물량까지 포함하면 전체 임대주택 비율이 80%에 달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35% 수준으로 낮추고 공공분양 물량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리풀1지구 토지주 대책위가 29일 청와대 사랑채 앞 공동집회에서 임대주택 비율 조정과 양도세 면제를 촉구할 예정인 상황을 묘사한 이미지. 인공지능(AI) 플랫폼 ‘세계온(SEGYE.On)’으로 생성
서리풀1지구 토지주 대책위가 29일 청와대 사랑채 앞 공동집회에서 임대주택 비율 조정과 양도세 면제를 촉구할 예정인 상황을 묘사한 이미지. 인공지능(AI) 플랫폼 ‘세계온(SEGYE.On)’으로 생성

서리풀1지구 토지주 총주민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30일 토지보상계획이 공고되고 12월 중순까지 감정평가사 선정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토지주들은 장기간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온 만큼 강제수용에 따른 양도소득세 면제도 요구하고 있다.

 

권영은 서리풀1지구 토지주 총주민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통화에서 “토지주들도 주택공급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높은 임대주택 비율에 따른 사업비 부담이 토지 보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요구가 반영된다면 사업에 협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29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다른 공공주택 사업지 대책위원회들과 공동집회를 열고 임대주택 비율 조정과 양도세 면제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정부가 지난 8·13 주택공급 대책을 통해 공공주택 1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강서구 염창근린공원에서도 주민 반발이 거세다. 약 5만1000㎡ 규모의 공원 부지를 주택용지로 개발해 2029년 착공한다는 계획이지만, 주민들은 녹지 훼손과 교통 혼잡 등을 우려하며 사업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예정됐던 주민설명회도 주민 반발로 무산됐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은 좋지만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이 있다”며 “주민 반발이나 갈등으로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사업지별로 속도를 조절하고 공급 일정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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