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받은 부동산을 나중에 팔면 양도소득세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 양도소득세는 대체로 양도가액에서 취득가액을 뺀 양도차익을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일반 매매라면 실제 산 가격이 취득가액이 되지만, 상속받은 재산은 상속인이 돈을 주고 산 것이 아니므로 상속 당시의 가액을 취득가액으로 봅니다.
이와 관련한 대법원(2026. 8. 12. 선고 2025두32147) 판결의 쟁점은 바로 이 상속 당시의 가액을 얼마로 볼 것인지였습니다. 원고는 2014년 배우자가 숨지면서 부산 소재 답(畓) 1064㎡를 상속받았습니다. 원고가 상속세를 신고하지 않자 과세관청은 2015년 이 토지의 가액을 보충적 방법에 따라 7107만5200원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상속세 과세표준과 세액은 모두 0원으로 결정했습니다. 쉽게 말해 토지 가액은 정해졌지만 납부할 상속세는 없었던 셈입니다.
원고는 2021년 이 토지를 2억6870만원에 팔았습니다. 원고는 처음에 과세관청이 과거에 정한 토지 가액 7107만5200원에 취득세 181만9510원을 더한 7289만4710원을 취득가액으로 보아 양도소득세 4363만9169원을 신고·납부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원고는 상속 당시 토지의 실제 가치는 과거 결정가액보다 훨씬 높았고, 2곳의 감정법인이 평가한 평균액인 1억6917만6000원을 취득가액으로 보아야 한다며 양도소득세를 줄여달라고 경정청구를 했습니다. 취득가액이 높아지면 양도차익은 줄어들고, 양도소득세도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2억6870만원에 판 토지의 취득가액을 약 7289만원으로 보면 차익이 약 1억 9580만원이 됩니다. 반면 취득가액을 약 1억6917만원으로 보면 차익은 약 9953만원으로 줄어듭니다. 취득가액을 얼마로 보느냐에 따라 세금 차이가 크게 납니다.
과세관청은 원고의 경정청구를 거부했습니다. 이미 상속세 결정 당시 관할 세무서장이 이 토지의 가액을 정했으므로, 양도세 계산에서도 그 가액을 취득가액으로 보아야 한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소득세법 시행령에도 상속재산에 대해 세무서장 등이 결정·경정한 가액이 있으면 그 가액을 취득 당시의 실지거래가액으로 본다는 규정이 있습니다(제163조 제9항 참조).
하지만 법원은 과세관청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상속받은 재산을 양도할 때 사실심 변론종결 시까지 상속 당시의 시가가 증명되면 그 시가를 기준으로 정당한 양도차익과 세액을 계산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과거에 세무서장이 상속재산 가액을 결정한 적이 있더라도 그 가액이 객관성과 합리성을 갖춘 시가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납세자는 양도세 단계에서 다른 시가를 주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이 특히 중요하게 본 사정은 상속세가 0원이었다는 점입니다. 상속세가 실제로 부과되지 않으면 납세자는 당시 상속재산 가액이 낮게 평가되었더라도 굳이 다투지 않기 마련입니다. 당장 낼 세금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나중에 그 재산을 팔 때 과거의 낮은 평가액이 양도세 취득가액으로 무조건 고정된다면 납세자는 상속세 단계에서도, 양도세 단계에서도 그 가액을 제대로 다툴 기회를 잃게 됩니다.
대법원은 이런 결과가 납세자의 권리구제 기회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세무서장이 과거에 결정한 상속재산 가액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양도세 취득가액이 당연히 확정되는 것은 아니고, 그 가액이 실제 시가로서 객관성과 합리성을 갖추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이 사건에서는 인근 토지의 매매 사례 가액을 상속 당시 시가로 볼 수 있는지도 문제가 되었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유사재산인지는 면적·위치·용도·지목·기준시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이 사건 토지와 비교 대상 토지의 면적은 각각 1064㎡와 258㎡로 달랐지만, 서로 인접하고 지목·용도지역·개발제한구역 지정 여부가 같았으며, 개별공시지가도 3.75% 차이에 불과했습니다. 원심인 부산고등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두 토지를 유사재산으로 인정하고, 비교 대상 토지의 2015년 1월 매매가액을 기준으로 취득가액을 1억7320만8560원으로 산정했습니다. 정상적인 매매 사례 가액이 존재하고 그 가액이 상속재산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한다면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울 때 적용하는 개별공시지가 등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으며, 대법원도 이러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원고는 당초 감정평가액 평균액인 1억6917만6000원을 기준으로 경정청구를 했지만, 소송에서는 비교 대상 토지의 매매 사례 가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1억7320만8560원이 취득가액으로 인정되었습니다.
결국 이번 판결은 상속세 결정 당시 세무서장이 정한 가액이 있더라도 그 가액이 상속 개시일 당시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시가를 반영했는지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한 사례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인접한 유사 토지의 매매 사례 가액이 존재했으므로 개별공시지가에 따른 과거 결정가액이 아니라 그 매매 사례 가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을 양도소득세 취득가액으로 보았습니다.
상속세가 과세미달로 결정되어 상속인이 상속세 결정 당시 평가액을 다툴 현실적인 필요가 없었다면 양도소득세 단계에서 그 결정가액이 상속 개시일 당시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시가였는지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납세자가 주장하는 다른 가액이 실제 시가라는 점은 구체적인 매매 사례 가액, 감정가액 등 객관성과 합리성을 갖춘 자료를 통해 입증되어야 합니다.
김지은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jieun.kim@barun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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