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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넘어 글로벌 종합금융으로…뉴욕 ‘KIS 나잇’ 이끈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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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개최한 한투증권의 기업설명회(IR) ‘KIS 나잇’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제공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개최한 한투증권의 기업설명회(IR) ‘KIS 나잇’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제공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롯데뉴욕팰리스호텔에서 열린 한국투자증권의 글로벌 기업설명회(IR) ‘KIS 나잇 인 뉴욕 2026’에서 김성환 한투증권 사장은 전 세계 금융사 임원들 앞에서 유창한 영어로 모두발언에 나섰다. 이 행사에는 핌코(PIMCO)와 JP모건, 칼라일, 누버거버먼, 맨그룹 등 전 세계 금융사와 주요 투자기관의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 150여명이 참석했다. 2024년 뉴욕에서 처음 열렸을 때 약 120명이던 참석 규모는 올해 190여명으로 늘었다.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을 넘어 아시아 나아가 세계로 도약하는 회사의 방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한투증권은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며 한국을 넘어 아시아 시장에서 견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금융 역량을 보유한 파트너들과 손잡고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차별화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한투증권은 행사 직전인 지난달 7일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9일 세계 최대의 채권운용사인 핌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과 잇따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김 사장은 9일 뉴욕에서 하비 슈워츠 칼라일 그룹 CEO를 만나 대체투자 분야 협력 확대를 논의했었다. 이튿날 행사에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누버거버먼의 조지 워커 회장 겸 CEO와 영국계 상장 헤지펀드 운용사인 맨그룹의 그레그 본드 최고투자책임자(CIO), 제프 네델만 칼라일 공동 사장 등도 자리했는데, 특히 워커 회장은 한투증권의 최근 글로벌 행보를 두고 ‘매우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사장이 취임 때부터 내건 목표는 ‘아시아 넘버원(No.1) 금융투자회사’로 이른바 ‘아시아의 골드만삭스’다. 한투증권의 최근 행보는 아시아 최상위를 넘어 미국과 유럽의 주요 금융기관을 연결하는 진정한 글로벌 종합금융투자회사로 나아가려는 구상에 가깝고, 그 중심에 김 사장이 서 있다는 평이 나온다. 핌코와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 칼라일 외에도 미국의 종합금융회사인 스티펄 파이낸셜, 중국의 궈타이하이퉁 증권 등으로 파트너 명단이 확대되고 있으며, 뉴욕에서 시작한 KIS 나잇은 홍콩으로 무대를 넓혔다.

 

김 사장은 2024년 한투증권 대표이사에 올라 지난 3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만장일치 추천으로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으며, 임기는 2027년 3월까지다. 한투증권은 CEO의 장기 재임이 낯선 회사가 아니다. 유상호 전 사장이 2007∼2019년, 정일문 전 사장이 2019∼2023년 각각 회사를 이끌었고 그 뒤를 이은 김 사장도 실적을 앞세워 세 번째 임기에 들어섰다. 취임 후 회사는 외형과 수익성에서 모두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다.

 

김 사장의 경력은 한투증권의 글로벌·종합금융 전략과 맞닿아 있다. 1969년생인 그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와 1994년 교보생명에서 금융권 업무를 시작했고, LG투자증권에서 자산유동화(ABS)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무를 맡은 뒤 동원증권을 거쳐 한투증권에 합류했다. 이후 부동산 금융과 PF, 기업금융(IB), 경영기획, 개인고객그룹을 두루 거치며 2016년 초대 IB그룹장에 올랐고, 부사장을 거쳐 2024년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기업금융과 자산관리(WM)를 모두 경험한 ‘IB통이자 리테일 전문가’로서 경력이 글로벌 파트너십을 여러 사업으로 넓히는 데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투증권의 연결 기준 순이익은 2024년 1조1189억원에서 지난해 2조135억원으로 뛰며 국내 증권업계에서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 2조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1조7311억원을 거둬 작년 같은 기간보다 68.9% 늘었고, 영업이익도 2조1701억원으로 89.1% 증가했다. 순영업수익은 지난해 약 3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9% 늘어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약 2조4000억원으로 50% 증가했으며, 자기자본은 지난 6월 말 별도 기준 13조1922억원으로 업계 선두 수준까지 커졌다.

 

실적은 특정 부문에 기대지 않고 고르게 받쳐줬다. 올해 상반기 수익 비중은 위탁매매가 41.2%, 운용 27.0%, IB 16.0%, WM 15.8%로 분산됐다. 투자일임 부문의 성장세가 특히 두드러져 6월 말 계약자산은 17조9357억원으로 작년 말의 두 배를 웃돌았고, 퇴직연금에서도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 적립금이 지난 3분기 말 18조516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4.8% 늘어 사업자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WM 부문의 성장은 수수료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상반기 투자일임 수수료 수입은 20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0억원에서 크게 불어났다. 고객 자금을 직접 맡아 운용하는 일임사업이 커지면서 단순 중개를 넘어 자산을 관리하고 상품을 공급하는 종합금융회사 면모를 다지고 있다.

 

새로운 성장축도 마련했다. 한투증권은 작년 12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종합투자계좌(IMA) 상품을 선보였고, 지난 6월 말 설정 잔고는 2조9400억원까지 늘었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 자금을 받아 기업대출과 인수금융 등에 투자한 뒤 성과에 따라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으로, 발행어음에 이어 자금조달 수단을 넓히면서 IB와 운용에 투입할 재원을 추가로 확보했다는 의미도 있다. 김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IMA를 통해 새로운 금융 주체가 됐다”며 이를 토대로 IB와 혁신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사업을 시작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는 모집 규모보다 운용 성과와 자산 건전성이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김 사장은 더불어 변동성이 큰 장세에 대응하는 상품 전략에서도 리스크 관리를 앞세운다. 한투증권은 지난 15일 손실을 일부 완충하는 구조의 손익 차등형 공모펀드 ‘한국투자 한미어닝포커스’를 약 1614억원 규모로 설정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일반 고객이 선순위로, 한투증권을 비롯한 계열사가 후순위로 참여해 일정 구간까지 회사가 먼저 손실을 떠안는 방식이다. 김 사장은 평소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고객의 투자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줄이고 안정적이면서도 합리적인 수익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 금융사의 핵심 가치”라며 “고도화된 리스크 관리체계와 글로벌 소싱 역량을 결합해 소비자 보호형 금융 솔루션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겨냥한 신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투증권은 데이터센터 PF에서 쌓은 경험을 그래픽처리장치(GPU) 자금조달로 넓히기 위해 지난 16일 네오클라우드 기업 베슬AI, 삼일PwC와 잇따라 업무협약을 맺었다. 해외에서는 이미 GPU를 담보로 한 금융거래 약정이 811억달러(약 110조원) 규모로 커졌지만 국내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선제로 기회를 발굴하려는 포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투증권의 신인도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 신용평가사 JCR은 지난 13일 한투증권의 외화 장기 발행사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한 단계 올렸는데, 위탁매매와 WM, IB, 트레이딩 등 여러 부문이 고르게 성과를 내며 상호 보완적인 수익 구조를 갖춘 점과 지난해 말 순자본비율(NCR) 2929%로 규제 기준을 크게 웃도는 등 자본 적정성이 우수한 점을 상향 근거로 들었다. 앞서 한투증권은 2023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2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일본 시장에서 엔화 표시로 발행하는 채권)에 이어 지난 7월에는 5년 만기물을 포함한 360억엔 규모의 엔화 채권 발행에도 처음으로 성공했다. 더불어 한투금융그룹은 미국과 홍콩에서 IB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위탁매매 사업을 각각 벌이며 해외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다.

 

글로벌 협력의 상징적 사례는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의 제휴다. 김 사장은 작년 5월5일(현지시간) 뉴욕 골드만삭스 본사에서 존 월드론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업무협약을 맺고,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펀드를 국내에서 판매하고 골드만삭스의 시장 전망 리서치를 투자자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협력은 상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공동 투자로 이어져 지난 2월에는 5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대출 계약을 맺었다. 김 사장은 당시 이 협력을 “한투증권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K금융의 기준을 새롭게 세우는 출발점”이라고 평가했었다.

 

글로벌 운용사와의 협력도 잇따르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글로벌 퀀트 운용사 AQR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공동 창업자 존 류를 만나 투자상품의 국내 공급 방안을 논의했는데, 이는 지난달 김 사장의 뉴욕 방문 당시 이뤄진 미팅의 후속이었다. 해외에서 검증된 운용사의 전략과 국내 리테일 플랫폼을 연결해 투자자의 선택지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그룹 차원의 글로벌 전략도 맞물려 있다. 김남구 한투금융지주 회장은 해외 자산운용사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WM 사업을 키우겠다는 구상을 밝혀왔다. 해외에서 투자상품을 발굴해 국내 고객에게 공급하고, WM과 IB, 해외 사업을 하나로 잇겠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이 이끄는 한투증권은 이 전략의 최전선에서 글로벌 파트너십과 해외 조달, 신사업을 실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이런 확장을 뒷받침할 인재상으로 ‘라이트 피플’(Right People)을 내세운다. 지난 13일 연세대 채용설명회에서 김 사장은 스펙이 뛰어난 이보다 회사의 방향과 문화에 부합하는 인재를 선호한다고 밝혔는데, 증권업 영역이 전통적 위탁매매를 넘어 WM과 IB, 디지털로 넓어지면서 부문 간 협업의 중요성이 커진 점과 맞닿아 있다.

 

한투증권은 성장과 함께 사회적 책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일 경기 용인의 선한사마리아원에 노후 도서관을 새로 단장한 ‘한국투자 꿈 도서관’ 9호를 열었고,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물품 후원과 자립준비청년 창업 지원 등으로 사회공헌의 범위를 넓혀왔다.

 

과제도 남아 있다. 올해 상반기 실적에는 주식시장 호조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가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시장 상황이 달라져도 이익 규모를 지킬 수 있을지, IMA와 GPU 금융 같은 신사업이 실제 수익과 자산 건전성으로 이어질지가 앞으로의 시험대다. 그

 

한투증권은 사상 최대의 실적과 13조원대 자기자본, 그리고 뉴욕에서 확인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그 중심에 선 김 사장은 김남구 회장 사단에서 아시아 No. 1 금융투자회사의 꿈을 이루는 첫 번째 한국 증권사 CEO로 거듭나길 기원한다.

 

김정훈 UN SDGs 협회 대표unsdgs@gmail.com

 

*김 대표는 현재 유엔사회개발연구소(UNRISD) 선임 협력연구위원, 한국거래소(KRX)-뉴욕증권거래소(NYSE) 공동협력협의회 공동 대표, 거래 공익대표 사외이사, 금융감독원 옴부즈만, 유가증권(KOSPI) 시장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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