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과 왕비가 담배 연기에 코를 막고 불쾌한 표정을 짓는 이색 금연 표지판이 공개됐다. 공익광고 전문가 이제석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가 문화유산 주변의 무단 흡연과 기초질서 위반 문제를 알리기 위해 제작했다.
이 대표는 지난 2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제석의 광고 아카이브’를 통해 조선 국왕과 왕비, 문관, 수문장 등을 모델로 한 문화유산 보호용 표지판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표지판 속 인물들은 담배 연기를 피해 손으로 코를 막거나 얼굴을 찌푸린 채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디자인에는 원형 금지표지와 삼각형 경고표지, 팔각형 정지표지 등 익숙한 교통안전 표지 형식이 활용됐다. 외국인 관광객도 메시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흡연은 곧 파괴다’, ‘당신이 나를 존중하면 나도 당신을 존중한다’ 등의 문구를 영어와 중국어로 담았다.
연구소 측은 관광객에게 문화유산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최근 서울 광화문 주변 구조물에 해당 이미지를 게릴라성으로 부착했다가 곧바로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캠페인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함께 문화유산 주변의 기초질서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기획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1485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복궁 외국인 관람객도 약 278만 명으로 전년보다 37.3% 증가했다.
관광객이 늘면서 일부 방문객의 무단 흡연과 담배꽁초·쓰레기 투기, 노상 배변 등 기초질서 위반 행위가 문화유산 주변 환경과 다른 관람객의 관람 경험을 해치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는 “문화유산은 관광 상품이기 이전에 한 나라의 역사와 정신이 담긴 보물”이라며 “과거 이곳에 살았던 조상들이 직접 불쾌감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제석광고연구소는 표지판 디자인을 국가유산청과 관련 문화유산 관리기관에 무상 기증할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문화시설, 일반 시민도 공익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디자인 파일을 무료로 배포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KBS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의 실제 모델로 알려져 있다. 국제 광고제에서 수상 경력을 쌓으며 2009년 광고연구소를 설립, 국내외 정부기관과 시민단체 등을 대상으로 500여건의 공익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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