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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여소야대 시의회에 질질 끌려다녀…유료 AI 왜 필요한지 말해달라” [오늘, 특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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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영 기자 sunnyday70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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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AI 성장권 오픈 토크’서 세부 지원 방안 공유
유료 AI 미구독 응답자 75.4% ‘비용 부담’ 꼽아
“AI 시대, 활용 기회 불공평 안 돼…최선 다할 것”

“청년 여러분, 인공지능(AI) 유료 버전이 왜 필요한지 허심탄회하게 공유 좀 해주세요.”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청년 AI 성장권 지원 시범사업 설명회·오픈 토크’에서 청년들에게 한 말이다. 청년들이 유료 AI를 활용한 경험과 필요성을 직접 들려준다면 여소야대인 서울시의회를 설득해 ‘청년 AI 사다리’ 사업 추진에 힘을 보탤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청년 인공지능(AI) 성장권 지원 시범사업 오픈 토크’에서 청년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청년 인공지능(AI) 성장권 지원 시범사업 오픈 토크’에서 청년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청년 AI 사다리는 오 시장이 지난 7월 발표한 민선 9기 첫 청년정책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 50만명에게 AI 이용권을 제공하고 맞춤형 과제와 첨삭, 수준별 교육, 멘토링 등을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예산 전액 삭감에 협상 난항…실망한 AI 업체들

 

오 시장이 청년들의 목소리를 강조한 배경에는 예산 문제가 얽혀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추가경정예산안에 청년 AI 성장권 사업비 56억2500만원을 편성했다. 그러나 여소야대 구도의 시의회는 심의 과정에서 지원 대상 산정 근거 부족, 수요조사 시점 등을 문제 삼으며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오 시장은 “여소야대가 되면 일하는 데 참 여러 가지로 힘들다”며 “시의회에서 ‘안 된다’고 하면 못 하고 다시 해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하면 그다음은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표현이 좀 그렇지만 질질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며 “제가 너무 솔직한 말씀을 드렸는데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굉장히 불쾌하다.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현재 시의회는 전체 118석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80석을 차지하고 있다.

 

오 시장은 “경제력이나 가정환경의 차이가 AI 활용 기회의 불공평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시가 청년에게 유료 AI 이용권을 지원하려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AI는 학업과 취업, 창업에 두루 쓰이는 도구가 됐다”며 “AI를 손발처럼 써야 하는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고 했다.

 

추경 예산 삭감은 AI 업체와의 협상에도 영향을 미쳤다. 오 시장은 챗GPT와 제미나이 측과 이용권 가격을 1인당 2.5달러 수준까지 낮추는 협상을 했지만 업체들이 내년 예산에 반영되더라도 같은 조건으로 제공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업체들이 서울은 디지털 문화가 잘 정착돼 있어 AI를 선도적으로 활용하는 도시가 될 수 있다고 보면서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협상을 마무리해 굉장히 뿌듯했지만 추경 예산이 통과되지 않는 바람에 약속을 못 지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낮춘 가격만 알려진 채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영업 전략에 차질이 생기는 등 업체 입장에서도 크게 실망했을 테고 화도 나고 당황스러웠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오 시장은 내년도 본예산에 사업비가 반영되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사실 이 자리에서도 내년 예산안이 시의회를 통과해 여러분이 AI를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자신감 넘치는 약속은 못 하겠다”면서도 “해볼 때까지 해보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청년 인공지능(AI) 성장권 오픈 토크’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청년 인공지능(AI) 성장권 오픈 토크’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맞춤 과제·AI 첨삭…이용권을 실전 경험으로

 

오 시장은 이날 청년들의 AI 활용 사례를 듣고 “이렇게 구체적인 성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몰랐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그는 “기업 경영자들로부터 AI를 활용하면 한 사람이 과거 5~10명 몫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AI를 활용한 문제 해결 역량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으로 관측했다.

 

시는 이날 청년 AI 사다리 정책의 실행계획을 구체화했다. 청년들이 자신의 관심 분야와 수준에 맞는 과제를 선택하고 AI를 활용해 스스로 해결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학업·취업 분야에서는 학습자료 정리, 자기소개서 개선 등을, 직무·창업 분야에서는 업무 데이터 분석·자동화, 제품·서비스 시제품 제작 등을 다루는 식이다. 참여자의 희망과 역량을 고려해 현직자·AI 전문가 멘토링, 기업협력 프로젝트, 해커톤, AI 에이전트 경진대회 등 심화 프로그램도 연계한다.

 

이번 지원 방안은 청년들의 실제 수요를 반영한 결과다. 시가 지난 8~10월 실시한 두 차례 설문조사에는 1차 6466명, 2차 7749명 등 총 1만4215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만 19~39세 청년 응답자의 85.1%가 사업 참여 의향을 밝혔다. 2차 조사에서 유료 AI를 구독하지 않는 청년 응답자의 75.4%는 ‘구독료 부담’을 이유로 꼽았으며 AI 고급 기능 활용과 활용법 교육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시는 경제·사회적 여건으로 인한 AI 활용격차를 줄이기 위해 사회배려청년을 우선 모집하고 잔여 이용권은 일반 청년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장애청년, 국가보훈대상자, 자립준비청년, 가족돌봄청년, 고립·은둔청년, 가정밖청소년, 청년부상제대군인 등이 우선 지원 대상이다.

 

오 시장은 이날 청년 AI 성장권과 시의 또 다른 사업 ‘영커리언스’를 연계해 실무 경험을 지원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급변하는 사회에서 인생을 준비하는 게 너무 힘들고 고달프다는 생각도 들 텐데 청년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겠다”며 “이번 예산에 잘 반영돼서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고민을 할 수 있는 내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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