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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서 엎드려 스마트폰 보다 스르륵… 목뼈에 ‘20kg 하중’ 실려 디스크 부른다 [헬스&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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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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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려 고개 90도 꺾인 채 수면 시 경추 5·6번 신경 압박… 손가락 저림·경추성 두통 유발
단순 담 결림과 감별하는 ‘10초 스펄링 검사법’… 수건 롤 활용한 C커브 베개 맞춤 처방
침대에 엎드려 스마트폰을 보다가 잠든 수면 자세. 팔꿈치를 괴거나 고개를 90도 돌린 상태가 지속되면 경추 관절과 주변 신경에 비정상적인 압박이 집중된다. AI 제작 이미지
침대에 엎드려 스마트폰을 보다가 잠든 수면 자세. 팔꿈치를 괴거나 고개를 90도 돌린 상태가 지속되면 경추 관절과 주변 신경에 비정상적인 압박이 집중된다. AI 제작 이미지

 

퇴근 후 침대나 소파에 엎드려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나 OTT, 웹툰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은 흔한 일상이 됐다. 화면을 보며 뒹굴거리다 그대로 잠에 빠져드는 경우도 다반사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목이 굳어 좌우로 돌아가지 않는다”, “뒤통수와 어깨가 짓눌리듯 아프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흔히 ‘잠을 잘못 자서 담이 결렸다’거나 ‘베개가 안 맞는다’고 넘기기 쉽지만, 진짜 원인은 자기 전 무심코 취한 ‘엎드린 자세’의 누적된 역학적 충격에 있다.

 

사람의 머리 무게는 볼링공 하나 무게에 맞먹는 약 5kg 수준이다. 그러나 침대에 엎드려 상체를 살짝 든 채 스마트폰을 내려다보거나 고개를 젖히는 순간, 지렛대 원리에 의해 목뼈(경추)에 실리는 하중은 4~5배(20~27kg)까지 치솟는다. 초등학생 한 명을 목 위에 얹어놓은 채 스마트폰을 보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 자세 그대로 잠드는 습관이다. 사람이 엎드려 숨을 쉬려면 고개를 좌우 어느 한쪽으로 90도 가까이 꺾어야 한다. 비틀린 경추 5·6번에 체중 압박이 밤새 집중되면서 디스크 내부 압력이 급상승하고, 목 뒤 후두하근과 승모근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해 굳어버린다. 아침에 고개가 전혀 돌아가지 않거나 뒤통수가 욱신거리는 ‘경추성 두통’이 찾아오는 주원인이다.

 

팔꿈치를 바닥에 괴고 엎드리는 자세 역시 위험하다. 허리가 활처럼 아래로 휘어지며 요추 디스크 뒤쪽이 강하게 압박을 받고, 턱을 괴거나 베개에 파묻는 과정에서 아래턱뼈가 밀려나면서 입을 벌릴 때 소리가 나는 턱관절 장애까지 동반되기 쉽다.

 

잘못된 수면 자세로 경추 신경 통로가 좁아지면 단순 근육통을 넘어 손끝 방사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잘못된 수면 자세로 경추 신경 통로가 좁아지면 단순 근육통을 넘어 손끝 방사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대다수가 이를 ‘단순 담 결림’으로 치부해 방치하지만, 근육통과 실제 경추 신경 압박은 10초 만에 스스로 구별할 수 있다.

 

고개를 통증이 있는 방향으로 살짝 돌린 뒤 머리 정수리를 손으로 위에서 아래로 지그시 눌러본다. 이때 목 주변만 뻐근하게 당긴다면 단순 근육 피로(담)에 가깝다. 반면 목덜미를 넘어 어깨나 팔, 손가락 끝까지 전기가 통하듯 찌릿찌릿한 저림 증상이 뻗쳐 내려간다면, 비틀린 목 디스크가 신경을 직접 누르고 있다는 신호인 ‘스펄링 징후(Spurling sign)’일 가능성이 높아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

 

목 디스크와 만성 통증을 예방하는 첫걸음은 침대 위 자세를 바로잡는 것이다. 취침 전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엎드리지 말고, 등 뒤에 푹신한 쿠션을 30~45도 각도로 받쳐 기댄 뒤 스마트폰을 눈높이에 가깝게 들어 올려 목이 꺾이는 각도를 줄여야 한다.

 

잠자리에 들 때는 천장을 보고 똑바로 눕는 ‘정자세(앙와위)’가 기본이다. 체중이 등 전체로 분산되면서 목 관절에 실리는 압력이 최소화된다. 이때 목의 C자 굴곡을 받쳐주는 베개 높이 조절이 관건이다. 의학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베개 높이는 생각보다 그리 높지 않다.

 

천장을 바라보고 똑바로 눕는 정자세(앙와위). 척추의 S자 곡선과 목의 C자 커브를 살려 디스크와 턱관절에 실리는 비틀림 압력을 고르게 분산시킨다. 게티이미지뱅크
천장을 바라보고 똑바로 눕는 정자세(앙와위). 척추의 S자 곡선과 목의 C자 커브를 살려 디스크와 턱관절에 실리는 비틀림 압력을 고르게 분산시킨다. 게티이미지뱅크

 

그렇다면 내 목에 딱 맞는 베개 높이는 어떻게 가늠해야 할까. 힘을 빼고 천장을 바라보며 똑바로 누웠을 때 바닥에서부터 목 뒤의 움푹 파인 곡선(경추 아치)까지 생기는 빈틈을 빈틈없이 채워주는 높이가 기준이다. 통상 성인 남성은 6~8cm, 여성은 5~7cm 정도가 가장 알맞다. 이 높이가 확보되면 옆에서 바라보았을 때 이마부터 턱 끝까지 이어지는 라인이 약 4~6도 안팎으로 아주 완만하게 아래를 향하게 된다.

 

자가 진단 요령도 간단하다. 현재 사용하는 베개를 베고 누웠을 때 턱이 가슴 쪽으로 지나치게 바짝 당겨진다면 베개가 너무 높은 상태다. 기도가 좁아져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을 유발할 뿐 아니라 목덜미 근육이 밤새 팽팽하게 늘어난다. 반대로 머리가 뒤로 푹 젖혀져 시선이 천장 너머 뒤쪽을 향한다면 베개가 지나치게 낮다는 신호다. 특히 누운 상태에서 목 뒤 허공으로 손가락 2개 이상이 쑥 들어갈 만큼 빈 공간이 남는다면, 그 베개는 목뼈를 전혀 받쳐주지 못한 채 머리통만 공중에 띄워두고 있는 셈이므로 피해야 한다.

 

사용하는 침구 바닥과의 궁합도 살펴야 한다. 매트리스가 푹신하다면 체중으로 몸 전체가 아래로 가라앉기 때문에 평소 기준보다 1~2cm 낮은 베개가 적합하다. 반대로 단단한 온돌 바닥이나 딱딱한 매트리스에서 잔다면 신체가 덜 내려앉아 목 뒤 틈새가 커지므로 살짝 높은 베개를 골라야 목에 부담이 덜하다.

 

당장 오늘 밤 베개를 바꾸기 어렵다면 집에서 흔히 쓰는 일반 세면 수건을 활용해 맞춤형 지지대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건 한 장을 바닥에 펼친 뒤 김밥을 말듯 아주 촘촘하고 단단하게 말면 지름 5~7cm 안팎의 원통형 ‘수건 롤’이 완성된다.

 

평소 쓰던 베개가 너무 평평하거나 푹 꺼져 있다면, 이 수건 롤을 목덜미가 닿는 베개 아래쪽 경계면에 살짝 괴어 넣으면 된다. 머리는 베개의 얕은 쪽에 얹고, 단단하게 만 수건 롤이 목 뒤의 빈 공간을 빈틈없이 꽉 채워 받치도록 자리를 잡는 것이 요령이다.

 

이렇게 목 뒤만 받쳐주어도 낮 동안 스마트폰을 보느라 일자로 꼿꼿해졌던 경추가 앞쪽으로 완만하게 굽은 C자형 본래 곡선을 되찾는다. 목뼈 사이 디스크 공간이 확보되면서 밤새 신경이 짓눌리는 압력이 줄어들고, 다음 날 아침 목과 어깨가 뻐근하게 굳는 현상도

덜 수 있다. 만약 수건이 지나치게 단단해 배기는 느낌이 든다면 마는 강도를 느슨하게 풀거나 롤의 굵기를 조금 줄여 편안한 높이를 맞추면 된다.

 

정형외과 및 재활의학과 전문의들은 “엎드려 스마트폰을 보거나 자는 습관은 경추 신경을 쥐어짜는 최악의 행위”라며 “아침마다 목이 굳고 손 저림이나 두통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 담으로 넘기지 말고 경추 퇴행 및 신경 손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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