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기본법 지연도 문제
정부가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추가 유예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이지만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입법)까지 마련돼야 가상자산 시장의 기반 구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과세 유예뿐 아니라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을 줄일 법적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청와대는 가상자산 과세를 다시 유예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가상자산의 양도·대여로 발생한 연간소득에서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금액에 세율 22%(지방소득세 포함)를 적용한다. 3차례 유예를 거쳐 내년 1월 시행될 예정이었다. 이번에도 미뤄지면 네 번째 유예다.
정부가 유예 쪽으로 무게를 옮긴 것은 과세 인프라 부족과 해외 거래소와의 형평성 문제 때문이다. 국내 거래소들은 취득가액 산정과 거래 유형별 과세 기준, 과세자료 제출 시스템 등을 정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미국과의 과세정보 교환은 2029년에야 시작될 예정이어서, 과세가 먼저 시행되면 국내 이용자에게 부담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는 반색을 표했다. 과세 인프라 확충을 위한 시간을 벌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해외 거래소로의 자금 이탈 및 거래대금 감소 등의 우려도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타이거리서치는 과세 시행 시 연간 거래대금이 30%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과세 유예와 별개로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점은 여전히 문제다. 이 법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유통과 가상자산사업자 규율 등 기존 법체계에서 다루지 못한 영역을 제도권에 편입하는 내용이다. 국회에 관련 법안 10여건이 발의됐지만 핵심 쟁점을 둘러싼 이견으로 정부안 마련과 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디지털자산 관련 법안은 막바지 협의 중인데, 최대한 빨리 도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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