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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南엔 포문·中과 경협 확대… 뾰족수 없는 韓 외교·안보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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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조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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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 새 국면

북, 지뢰 등 관련 안보리에 서한
접경지 자주포 노출… 위협 높여
김정은 단둥 방문 등 中과 밀착
11월 APEC 앞 입지 강화 행보

한, 직접적 대북 소통수단 부재
中 지렛대 활용한 해법도 한계
급변정세 대응 복합 전략 시급

북한이 대남 군사적 압박과 대중 외교를 동시에 강화하면서 한국의 안보·외교 대응이 시험대에 올랐다. 중국과의 경제협력 확대를 모색하며 외교적 입지를 넓히는 동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서한을 보내는 등 대남 강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 북한의 군사적 압박을 관리할 직접적인 소통 수단이 부족한 데다 미국·중국과의 외교·안보 협력에서도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어, 변화하는 정세에 대응할 복합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북한 황해도 개풍군 해안가 접경지역에 배치된 자주포 주변에 모인 북한군 중 한 명이 망원경으로 보이는 물건을 들고 남쪽을 살펴보고 있다. 김포=연합뉴스
26일 북한 황해도 개풍군 해안가 접경지역에 배치된 자주포 주변에 모인 북한군 중 한 명이 망원경으로 보이는 물건을 들고 남쪽을 살펴보고 있다. 김포=연합뉴스

26일 북한 대외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의 유엔 주재 상임대표가 전날 안보리 의장에게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앞서 한국 정부가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과 군사분계선(MDL) 일대 긴장 고조 행위를 문제 삼아 안보리 의장에게 서한을 보낸 데 대한 맞대응 성격이다. 북한은 서한에서 “한국이 조작한 이른바 ‘지뢰폭발사건’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남부국경 요새화를 ‘군사적 침범’으로 매도하고 지연, 저지시키기 위한 음흉한 방해책동이며 조선반도 정세 악화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작극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국경선 요새화 작업에 대해서는 “외부의 침략위협으로부터 자기의 영토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며 “유엔헌장과 국제법에 철저히 부합되는 합법적이고 당위적인 주권행사”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대남 압박은 외교적 책임 공방을 넘어 접경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이날 황해도 개풍군 해안가 접경지역에 122㎜ 자주포로 추정되는 북한군 자주포들이 한국 언론에 포착됐다. 포 주변에서 병사들이 모여 훈련을 하거나, 망원경으로 남쪽을 관찰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122㎜ 자주포는 전방에 대량 배치된 북한의 주요 포병 전력으로, 사거리는 15∼24㎞다. 지난 22일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접경지에 ‘새로운 대응 수단’이 임무 대기 태세에 들어갔다며 군사적 위협 수위를 높였다.

강경한 대남 기조와는 달리 중국을 향해서는 외교적 밀착을 강화하며 대외 활동 공간을 넓히는 중이다. 지난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 단둥을 전격 방문한 것을 두고 다음 달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북·중 관계를 다지고 외교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우리로서는 남북 대화를 통해 한반도 긴장 완화를 모색해야 하지만 마땅한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 군사적 압박을 관리할 대북 소통 수단이 없는 데다 한·미 협력에도 마찰음이 발생 중이다. 국방부는 지난 24일 MDL 위치 상호 확인과 군 통신선 복원, 접경지역 우발 충돌 방지 방안 등을 협의하기 위한 남북 군사당국 회담을 북한에 공식 제의했지만 북한은 아무런 반응이 없다.

북한 당국이 군사적 위협에다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를 시사하고, 우리 정부의 정면 대응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날 접경지역 주민들이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에서 확성기 방송 재개 논의 중단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북한 당국이 군사적 위협에다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를 시사하고, 우리 정부의 정면 대응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날 접경지역 주민들이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에서 확성기 방송 재개 논의 중단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중국을 지렛대로 한 외교적 해법을 모색 중이긴 하지만 한계가 분명하다. 한·중 양국은 지난 1월 정상회담에서 관계 복원과 외교·안보 분야 소통 확대에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계획, 후속 조치에 별다른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8월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회담을 계기로 외교·안보 소통 채널 복원·정례화가 거론됐지만 실무 협의나 부처 간 대화로까지 이어지는 움직임은 뚜렷하지 않다.

북한이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과의 관계도 다지고 있는 만큼 남한도 남북 간 군사적 긴장 관리와 중국, 미국과의 전략적 소통 활성화를 연계한 복합적인 대응 마련이 과제로 꼽힌다. 중국이 북한의 군사적 긴장 고조를 억제하거나 북·미 대화 재개에 건설적인 역할을 하도록 설득하는 동시에, 한·미 공조를 통해 향후 북·미 협상 과정에서 우리의 이해관계가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중국이 과거와 같은 대북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더라도 한반도 문제에서 일정한 역할을 확보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미국을 상대하는 데 유용한 전략적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중이 실제로 무엇을 협의하고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중국의 전략적 이해와 한계까지 고려하면서 양국 간 교류를 실질적인 협력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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