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AI 영상은 인기…장편 영화는 영상 품질·홍보 부족 등 한계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 극장에 개봉한 첫 인공지능(AI) 활용 애니메이션 영화가 제작비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흥행 성적을 거뒀다.
현지에서 AI 생성 영상 콘텐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숏폼 콘텐츠의 인기가 장편 극장 영화의 흥행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싱가포르 중국어 일간지 연합조보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중국 전역에서 개봉한 공상과학(SF) 애니메이션 영화 ‘삼성퇴: 미래의 과거(三星堆:未來往事)’의 누적 박스오피스 수입은 25일 오전 기준 90만 위안(약 1억8000만원)에 그쳤다.
제작비가 1000만 위안(약 20억원)을 웃도는 점을 고려하면 회수한 금액은 제작비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영화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작품 가운데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 처음 극장에 개봉한 영화로, 상영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개봉 첫날 전국 상영 횟수가 약 1만1000회에 달했음에도 개봉 전 예매 수입은 약 14만위안(약 2800만원)에 불과했다.
AFP통신은 개봉 당일 베이징의 한 영화관을 찾았을 때 상영관에 관객이 4명뿐이었다고 전했다.
영화는 약 100분 분량으로, 중국 쓰촨성의 고대 유적 삼성퇴에서 발견된 3000여년 전 고촉 문명을 배경으로 한다. 미래 인류가 AI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위기에 빠지고, 이를 해결할 실마리를 고대 문명에서 찾는다는 내용이다.
보웨싱지란투 등 중국 기업들이 제작에 참여했으며, 중국 AI 기업 성수커지의 영상 생성 플랫폼 ‘비두(Vidu)’가 기술을 지원했다. 제작진 약 100명은 2년에 걸쳐 120만장이 넘는 기초 이미지를 생성하고 영화 전체를 100차례 이상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기술은 등장인물 생성과 배경 구축, 장면 렌더링 등 제작 전반에 활용됐다. 다만 창의적인 구상과 예술적 판단은 인간이 주도했다고 제작진은 설명했다. 제작자 취지샤오장은 같은 작품을 실사 영화로 제작했다면 8억∼9억 위안(약 1600억∼1800억원)이 들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AI 기술을 활용한 제작비 절감이 관객의 지불 의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무료 시사회에 참석한 한 관객은 AFP통신에 “AI로 만든 영화가 ‘아바타’와 같은 극장 관람 경험을 제공한다면 기꺼이 돈을 내고 보겠다”면서도 현재 수준의 영상 품질이라면 표를 구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AI를 활용한 영상 콘텐츠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중국 숏폼 플랫폼 더우인(抖音·중국판 틱톡)에서 AI로 제작한 짧은 드라마의 지난달 월간 조회수는 2000억회를 넘어섰다. 바이트댄스와 아이치이 등 주요 기술·콘텐츠 기업들도 AI 기반 영상 제작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짧은 영상에서의 인기가 장편 극장 영화의 흥행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류하이보 상하이대 상하이영화학원 교수는 AI 영상 자체가 일반 관객에게 제공하는 매력이 제한적인 데다 유명 배우의 부재와 부족한 홍보·마케팅 등 여러 요인이 흥행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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