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김치 속 당류 아이스크림 추월해
가공식품·제로음료 맹신 경계 목소리
한국인이 김치류로 섭취하는 당류는 하루 평균 2.30g으로, 아이스크림(1.42g)보다 약 62% 많다. 과자(1.18g)와 비교하면 거의 두 배다.
이 수치는 국민 한 사람이 하루 동안 각 식품군에서 섭취하는 평균 당류량이다. 식품에 들어 있는 당의 양뿐 아니라 먹는 양과 빈도도 반영된다. 김치처럼 자주 먹는 반찬은 아이스크림보다 덜 달아도 하루 평균 당류 섭취량은 더 많을 수 있다.
◆간식 당류 줄고 식사 당류 늘어
26일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가공식품 당류 섭취량은 탄산음료가 하루 평균 4.43g으로 가장 많았다.
빵(3.15g), 커피(2.74g), 설탕류(2.34g), 김치류(2.30g)가 뒤를 이었다. 가공식품 전체로 섭취한 당류는 하루 평균 35.5g이며, 김치류는 이 중 약 6.5%다.
당류를 섭취하는 경로도 바뀌었다. 간식으로 섭취하는 당류는 2019년 하루 평균 17.7g에서 2023년 15.6g으로 2.1g 줄었다.
같은 기간 식사로 섭취하는 당류는 19.0g에서 19.9g으로 0.9g 늘었다. 가공식품 당류 섭취량은 전체적으로 소폭 줄었지만, 식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51.8%에서 56.1%로 4.3%포인트 높아졌다.
연구진은 시판 김치와 반찬에 주목했다. 김초일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특임교수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김치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시판 김치에 맛을 내기 위해 설탕이나 물엿을 넣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메추리알조림, 마늘장아찌 같은 판매용 반찬에도 설탕이나 과일청이 들어갈 수 있다. 짠맛과 신맛이 강한 음식은 당이 들어 있어도 단맛을 잘 느끼지 못한다.
◆제로 음료, 장기 안전성은 불확실
간식 당류가 줄어든 배경으로는 저당 제품과 대체감미료의 확산이 거론된다. 설탕 대신 감미료를 넣은 제로 음료가 대표적이다. 이들 제품의 장기적인 건강 영향은 아직 분명하지 않다.
숙명여대와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진 등은 2026년 5월 국제학술지 ‘영양연구와 실천’(Nutrition Research and Practice)에 메타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기존 연구 37편, 약 362만6000명의 자료를 종합한 결과, 인공감미료 섭취량이 가장 많은 집단은 가장 적은 집단보다 제2형 당뇨병 위험이 26% 높았다. 고혈압 위험은 13%, 심부전 위험은 26%, 뇌졸중 위험은 12% 높았다. 관찰연구를 종합한 결과로, 인공감미료 섭취와 질환 발생 사이에 연관성이 나타났다.
대한당뇨병학회와 한국영양학회는 올해 1월 공동 합의문을 내고 감미료 음료를 장기간 마시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학회가 무작위대조시험 14건을 종합한 결과, 설탕 음료를 감미료 음료로 바꾼 집단은 체중이 평균 0.73kg 줄었다. 혈당과 심혈관·대사 지표의 개선 효과는 일관되지 않았다.
장기 관찰연구 20편을 검토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설탕 음료와 감미료 음료 모두 섭취량이 많을수록 제2형 당뇨병,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연관성이 나타났다.
◆김치·반찬도 당류 표시 확인을
학회는 설탕 음료를 많이 마시던 사람에게 감미료 음료가 단기 대체 수단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장기 안전성이 불확실해 습관적 섭취는 권하지 않았다. 최종 권고는 물이나 무가당 음료로 바꾸는 것이다.
당류를 줄이려면 음료와 간식뿐 아니라 김치와 반찬도 살펴야 한다. 시판 김치나 조림류를 살 때는 원재료명에 설탕, 물엿, 액상과당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같은 반찬이라도 제조사와 양념 배합에 따라 당류 함량이 다르다. 영양정보가 있으면 100g당 당류 함량과 실제로 먹는 양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 당류 함량이 낮은 제품도 한 번에 많이 먹으면 섭취량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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